2024년7월29일

어제는 오랜만에 서울 이곳저곳을 다녔다
장안평에 가서 글쓰기 워크숍을 진행하고,
근처 국밥집에서 순대국에 소주 한 잔,
그리고는 혁신파크에 갔다

서울혁신파크가 없어진다는 소식은 들었다
관련해서 해당 장소에 위치한 카페 쓸 이라는 곳에서
서울시와 분쟁이 있다고 한다
지난 2017년에 혁신파크에서 일하던 때가 있었다
직장 생활을 처음 시작한 곳이고, 마침 카페 쓸에서 현재 상황을 알리고 연대하기 위한 공연을 준비했다고 하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둑한 저녁이라서 또렷하게 보이지는 않았지만, 혁신파크는 여전해 보였다
사이니지도, 공터도, 주변을 오가는 사람들도.
다만, 내가 일했던 건물에는 은평세무서 현판이 붙어 있었다.

카페 쓸에서 김반장 공연도 보고, 중간중간 근처 산책을 계속 했다.
사람들은 조깅을 하기도 하고, 누워서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도 있고, 강아지와 산책도 하기도 했다
어두운 장소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면서 예전 생각이 새록새록 나더라
한 7년 만에 방문이니 오랜만이기도 했다
퇴사한 이후 여러 장소로 나를 옮겨가며 살았는데
다시 옛 장소로 돌아와서 둘러보니, 그 풍경에 감상적으로 빠지는 것 같았다

그렇게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2024년7월27일

밀린 설거지를 하면서 생각한 것.

하루를 규칙적으로 보내고 싶다
하루하루가 쌓이면 삶이 만들어 지겠지
그런데 삶에 규칙이 있나
움직이고, 변하고, 고여있는 듯 하면서도 다시 어디론가 흐르는
사회에는 규칙이 있지
시대에 따라 계속 변화하기는 하지만 그 단면에는 규범이나 원칙이 있다

종종 괴리감이 드는 이유는
사회에 만들어져 있는 일시적 틀을 개인의 삶의 기준으로 둔다거나, 삶의 규칙 없음을 사회에 호소하는 계몽적 태도에서 기인하지 않을까

그냥 하루 잘 살아보자는 의지와 소망, 정성스러운 태도나 갖추자

설거지 끝.

2024년7월26일

나태함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나...
오늘 참 게을렀다.
일기 쓰기도 귀찮을 정도.
잠이나 자자.

(240726. 3h)

2024년7월25일

작업하다가 찾아오는 자괴감이 있다
역량이 안 되는 것 같을 때
생각보다 생각(?)이 안 따라줄 때
속도가 잘 안 나올 때
지난 글을 돌아봤는데 별 감흥이 없을 때

과정이라 생각하지만 고단하다
결국 시간이 해결해 주겠지

어디까지 내가 할 수 있는 건지, 어디부터 마음을 내려놓아야 할지, 참 결정하기 어렵다
잡념.

덧. 장을 봤는데 12만원이 나왔다.
덧2. 연어 오차즈케 해 먹었는데 먹을만 했다

(20240725. 7h45m)

2024년7월24일

일어나서 작업하다가 밥먹고 작업하다가 요가 다녀와서 밥먹고 영화보고 누워서 잔다.
영화는 히치콕 이창.
내일 일찍 일어나야지.

(240724. 4h30m)
(240723. 1h30m)

2024년7월23일

어제는 오랜만에 술을 많이 마셨다
술 마시면서 떠드는 이야기는 재밌다
어찌 보면 참 무용한 이야기인데

오래보고 만난 친구들이라 그런 지 이제는 아줌마, 아저씨스러운 이야기들도 꺼낸다 (예전에도 그랬던 것 같기도 하지만)
여기서 중년의 느낌이라 하면 과거보다 부끄러움이 상대적으로 없는 것이겠다
누가 듣기에는 민망하고 추잡할 수도 있는 에피소드와 주제들,
그리고 잔뜩 취한 상태에서 마지막 화두는 수치심이었다

새벽 늦게 마무리된 술자리에는 각자의 수치스러움이 가득하다
그리고 그것은 아름답고, 아름다운 건 좋은 거다


(240722. 5h15m)

2024년7월21일

며칠간 외출을 했다
생일인 J를 축하하기 위한 외식, 보드게임카페, 네컷사진
오랜만에 가는 연희동 카페 데스툴에서의 작업과 라이카 시네마에서 영화관람과 투다리 맥주한잔
책모임 참석과 필름포럼에서 영화관람 그리고 커피 맛있는 카페 커피상점 이심

외부일정으로 습하고 꿉꿉한 날씨를 직격으로 체험했다
비가 오락가락 내리는 것도 생각보다 즐거운 대화소재가 된다
비 올 것 같은데?
구름의 움직임을 보면서
저기서 저리로 움직이니까 비는 안 올 듯 봐봐 먹구름이 멀어지잖아

혼자서도 생각한다
비가 이렇게 갑자기 많이 내리니 스쿠터는 못 몰고 가겠다 그냥 세워두고 이동해야지

시원한 실내에 있다가 나오면
어우 더워
습해서 그래
너무 덥다 기운도 없고 더위 먹은 것 같아
아니야 그냥 더워서 그래 더위 먹으면 이러고 못있지

영화를 보고서는
영화 속 날씨 같다
영화는 태풍클럽을 봤다
두 번

(240721. 2h)
(240720. 3h)

2024년7월19일

오늘은 새벽에 요가를 다녀왔다.
그래서 이렇게 피곤한 걸까.

toe 음악을 듣는다.
좋다.

요즘 네 멋대로 해라 드라마를 본다.
한 화를 보면서 몇 번을 울컥한다.
고복수.

방영한 지 22년이 지났더라.
22년.

22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갈 줄 그때의 나는 알았을까.
지금의 나는 앞으로도 22년이 더 지나갈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까.


(240719. 3h15m)
(240718. 6h45m)

2024년7월17일

아침에 일어나니 비가 내리고 있다
가만히 누워서 핸드폰도 하다가 멍 때리고 있는데
창밖으로 번쩍 불빛이 일었다
곧 천둥이 치겠구나 했는데
대포 소리가 크게 나서 살짝 놀랐다
오랜만에 커다란 소리를 들은 것 같다

한참 내리던 비가 잦아들고 있는데
부침개 생각이 난다
날씨에 맞는 음식이 몇 가지 있다

비 올 때 부침개, 눈 올 때... 맑을 때... 뭐가 있지
추울 때는 뜨끈한 국밥, 더울 때는 냉면이나 콩국수

통제할 수 없는 상황(날씨)에 맞춰서 생존의 조건(음식)에 변화를 주는 것도 삶의 리듬을 만드는 일이겠다

2024년7월15일

집중도 안 되고, 글도 안 써지고, 아주 답답한 며칠을 보낸다~
앞으로도 한동안 정신이 흐리멍덩할 것 같다..

2024년7월14일

아침에 일어나서 샤워를 하다가 든 생각

예전에 예능 프로그램 비정상회담에 알랭드보통이 원격으로 출현해서 성공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다
자세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성공이라는 것은 결과의 상태가 아니라 어떤 것이 잘 수행되고 있는 과정이라는 맥락으로 설명했던 것 같다
때문에 우리는 어떤 부분에서는 성공적일지라도 어떤 부분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것
가정적인 남편으로서 성공적이면서 동시에 일터에서는 아직 성공적이지 못하고 있을 수 있다는 것
부모님에게 좋은 자녀로서 성공적일 수 있지만 반면에 연인에게는 그다지 성공적인 애인이지 못할 수 있다는 것
그저 가만히 휴식을 취하는 것도, 밥을 먹는 것도, 아침에 일어나서 나를 돌보는 것도 성공적일 수 있다는 것
삶의 한 부분에서는 성공적이지만 다른 영역에서는 그렇지 못할 수 있다는 것
인간은 모든 영역에서 성공적일 수 없다는 것


며칠 전 제갈건의 장자 강의 유튜브 영상을 시청한 적이 있다
그중 용무용에 대한 설명이 있었는데, 알랭드보통의 말과 궤를 함께 하는 부분도 있는 것 같다
장자는 쓸모와 무쓸모의 상생과 조화를 강조했던 것 같다
다만 여기서 장자는 생각을 더 나아갔다
쓸모 있음으로 인해서 겪는 고초를 말하고
쓸모 없음으로 인해서 형성되는 쓸모 있음을 말하고 있다
개인으로 대입한다면,
세상의 기준에서 나의 쓸모 있음(쓰임받음)은 나를 소진 시키는 화가 될 수 있고,
세상의 기준에서 나의 단점(쓸모 없음, 쓰임 받지 못함)이 어떤 관점에서든 결국 쓸모를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장자와 알랭드보통의 차이는,
알랭드보통이 인간이 가진 성공에 대한 집착에서 조금 자유로워지라는 점에서 성공을 철학하고 있다면, 장자는 성공(유용)과 그렇지 못한 것(무용)의 관계를 전복시킨다

2024년7월13일

휴일처럼 아무 생각 없이 집에 있다가 오랜만에 한국 영상 자료원에 다녀왔다
로베르 브레송 감독 <몽상가의 나흘밤>을 봤다

감독에 대해서도 영화에 대해서도 아는 건 없었는데
보고 나니 얼마 전에 관람했던 아키 카우리스마키 감독의 <사랑은 낙엽을 타고>가 생각났다

찾아보니 로베르 브레송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두 작품 모두 간결하고 적막하고 풍성한 영화였음 추천

요즘 영화 많이 못봤는데, 로베르 브레송 영화는 더 찾아서 봐야겠다




추가.
잘라고 누웠는데 두통이..
기분도 뭔가 다운되는 것이.. 
잠이나 잘 자자

2024년7월12일

제목이나 이름을 붙여주는 건 그렇게 불리워지라는 소망을 담고 싶어서겠지.

소설 제목 짓기가 어려워서 웹소설식 제목을 찾아봤다. 낯설어서 어질어질하다.

2024년7월11일

날씨도 날씨고 특별한 일도 없어서 며칠 간 집에만 있었다
단편소설과 장막극 집필을 같이 병행하고 있다
둘 다 마감이 다가오는 것에 부담을 느낀다
다음 달에는 정동진영화제에 가려고 하는데
이번 달 작업이 잘 마무리 되어야 마음 편히 움직일 수 있을 것 같다
정동진에 가서는 9월 소설 소재를 정해야겠다
매월 무엇을 쓸 지 고민하는 게 일이다

2024년7월8일

요가원을 다녀왔다
어느새 3개월 정도 다녔다
아직 몸의 움직임이 충분히 만족스럽지는 않다
그래도 안 되던 자세가 될 때나 생각보다 몸이 더 움직여줄 때를 느끼면서 보람을 갖기도 한다

오늘 선생님이 노력의 방향 이야기를 했다
아치 자세에서 나중에는 다리로 일어서야 한다면서 하체에 힘을 보내는 방향으로 자세를 유지하라고 했다
손 또는 허리에 가는 힘으로 유지하면 잘못된 방향으로 노력하는 거란다
잘못된 방향의 노력으로 시간이 축적되지 않도록 의식하라고 한다

요가든 일이든 작업이든 뭐든 방향을 잘 잡아야 덜 후회하게 될 것 같다

2024년7월7일

점심 때까지 늦잠을 푹 자고 일어나서 게으름이 피우다가 샤워를 했다
샤워하면서 생각한 것

뻔한 말이지만 질문이 빗나가면 제대로 된 대답을 얻기 어렵다
어떻게 살아야 하나가 아니라 삶을 뭐라고 생각하는 가에서 출발해야 하지 않을까

어떤 철학자는 형식만 남으면 공허하고, 내용만 남으면 맹목적이라며 둘의 조화를 강조했던 것 같다
대화라는 것에도 형식과 내용의 조화가 이뤄졌을 때 그 여운이 남는다
관계라는 형식과 진실이라는 내용

대화의 내용은 언제나 진실에 닿아야 한다
입 밖으로 소리가 나오고 그 파동이 타인의 고막을 울린다는 신체적 교류는 단지 현상적일 뿐이라서 결국에는 관계라는 형식만 잔류하게 되고, 이후 공허한 기억으로만 남는다
진실을 얘기하고, 진실을 듣고, 더 분명한 진실에 닿으려는 질문과 대답의 노력들이 쌓였을 때 진정 대화의 내용이 형식과 조화를 이루며 존재할 수 있다
연인, 친구, 부모자녀, 스승제자 등 관계라는 형식 안에 각자가 추구하는 진실의 내용이 담겼을 때야 건강한 대화는 만들어진다

종종 일상적으로 휘발되는 사실의 나열로 내용 없이 관계에 기댈 수도 있겠으나
적어도 나는 그런 형식만 남은 공허함을 견디지 못하는 것 같다
진실에 닿으려는 노력으로 관계에 채워 넣는 질문과 대답이 없다면 어떤 대화도 여운을 주지 못한다

2024년7월6일

새해가 시작될 때 계획한 것들이 몇 가지 있다
그중에 하나는 매월 첫째 주 토요일에는 낯선 곳에 가보는 것

오늘은 연희동에 있는 낯선 카페에 왔다
카페 샘
도착했을 때는 카페에 아무도 없었다
자리 잡고 작업을 시작하니
사람들이 찾아와 카페 주인분과 편안한 대화를 나눈다
동네 사랑방 같은 곳인가 보다 싶었다
이후에도 젊은 부부, 동네 아저씨, 아이들이 찾아오고 이야기를 나눈다
카페에는 다른 식료품도 팔고 있었다
발사믹 식초, 올리브, 파스타, 허브 등 간단하게 진열하고 팔고 있다
이 낯선 카페에서 지난 달을 생각하고 다가올 한 달을 그려본다

6월에는 여기에 성실히 일기를 써보려고 했다
21일간의 기록이 남았다
간단하게 남기는 글 이었다
일기를 잘 쓰는 사람이 아니다 보니 
무엇을 써야 하고 
어떻게 써야 하는 지 아직도 감이 오질 않는다
물론 일기에 답이 있느냐는 질문에 할 말은 없지
그래도 어렵다고 느껴지는 걸
내 일상을 복기하는 것이 이렇게 어렵다

이제 곧 합평 모임에 간다
이번이 네 번째인가...
소설 쓰기를 시작하면서 참여하게 된 합평 모임은
생각보다 많은 도움이 되었다
소설이라는 것을 써보겠다는 의지를 심어주기도 했고
이렇게 사람들이 소설을 애정하고 또 쓰고 싶어 한다는 사실도 알았다
처음 참여해 본 모임인데도 좋은 느낌이었다
다만, 생애 첫 합평 모임이다 보니 여기가 아닌 다른 곳에서는 어떻게 할까
다른 이들은 소설을 가지고 어떤 말들을 주고 받을까 궁금함이 생기기도 한다
오늘을 기점으로 지금의 모임을 참여를 줄이려고 마음 먹었다
쓰는 시간도 더 확보하고 싶고, 혹시 다른 모임에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그렇게 하려고도 한다

7월은 쓰기에 바쁜 한 달이 될 듯 싶다
소설도 소설이지만, 집필 중인 희곡을 이번 달 중에는 탈고해야 하는 일정이니...
주저리 주저리 많이 떠들었지만
7월도 일기를 잘 써야겠지

2024년7월5일

새벽요가를 가려고 시도했지만 실패.

일찍 일어나는 건 항상 어렵지만
다시 시도하고 싶어진다

작은 진동소리에 잠에서 빠져나온다
어둑한 새벽에 일어나 굳은 몸을 욕실로 끌고가서
양치질과 세수로 흩어지는 정신을 붙들고나서
모카포트로 내린 커피 향으로 몸과 마음을 달랜다
요기거리로 삶은 계란과 토마토를 베어 물고
잔잔한 음악을 깔고서 글쓰기를 시작한다

글로 써놨으니 실천하자
내일은 일찍 일어나야지
오전 시간을 소중하게

2024년7월3일

어제는 집에 놀러 온 친구들이 있었다
술도 한잔 걸치고 게임도 하고
대화도 나눴는데

말을 건네고 대답을 듣고 생각을 나누고 이유를 찾고
의견을 만들고 논쟁도 하고 공감을 이루고 웃음도 짓고

대화 사이에서 감정도 일어난다
중간중간 찾아오는 침묵도 대화의 한 방법이겠지

오늘은 신사에서 오랜 친구를 만난다

만나서 사는 얘기 하고 집으로 들어간다

모두들 각자 애환이 있다

2024년7월2일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어제 저녁에 뉴스로 교통사고 소식을 봤다.
안 좋은 사건을 보면 바라는 마음이 생긴다.

죽은 자들이 편안하길.
아픈 자들이 회복하길.
산 자들이 너무 괴롭지 않도록 적당한 때에 하늘이 개었으면 한다.




2024년7월1일

7월이 시작됐다. 
2024년 하반기다.

다시
새로운
마음가짐
시작

이야기
대화
글쓰기

움직임
만남
교감
사랑

고요
새벽녘
커피
운동

청소
건강
정리정돈
살림

웃음
사색
경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