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6월30일

도서전 마지막 날이다
사람들 많이 만났다

서류뭉치를 어떻게 생각할까 궁금했는데
내가 만들고 있으면서도 
이걸 누가 좋아해주려나 했는데
기대보다 많은 이들이 관심갖고 좋아해줬다
신기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우소방은 여전히 사람들에게 어떤 울림을 주는 것 같다
지금은 서울에 올라왔지만 6년간의 지역에서의 삶은 어떤식으로든 기억되고 남는다

기억에 남는 다는 것은 판단과 함께한다

나와 대화했던 사람들
나를 미워하는 사람들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
나를 사랑했던 사람들
나와 일한 사람들
나와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
나와 인사했던 사람들
나와 식사했던 사람들
나의 글을 읽은 사람들
모두는 다르게 기억하고 판단한다

나도 이번 도서전에서 만나고 대화했던 수많은 이들을 내멋대로 기억하겠다




2024년6월29일

6월이 끝나간다
한해의 반이 지난다
나머지 반
반이나 남았네 반 밖에 안 남았네
계속 앞으로 가는 수 밖에
가다보면 펼쳐지는 풍경들을 기대하며

도서전에서 몇번의 사인요청을 받았다
항상 생각하지만
좋은 기록으로 남을 수 있게 사인 연습해야겠다..

2024년6월28일

지하철 안
사람들
피곤

어제 술을 좀 마셨다
집에 들어와서 씻고 침대에 누웠다
유튜브로 옛 노래 영상들을 봤다
오랜만에 듣는 김연우 이별택시
중2때 처음 들었었는데

그때가 사라지지 않고 아직도 있다

2024년6월26일

서울국제도서전이 시작됐다.
하루 근무를 마치고 집에 왔는데 힘들다~~~
증산에서 삼성까지 너무 멀어~~~
사람들은 출퇴근 대중교통 어떻게 버티는 걸까...

역시나 도서전에는 사람들이 많다.
인사 많이 나눴다.
또 만나서 반가운 사람들
처음 만나서 반가운 사람들

출판사는 참 많다.
책도 많고
읽는 사람도 많다.
어디 숨지 말고 다시 만나기를.

2024년6월24일

하루 건너 하루 일기를 쓰게 된다.

어제는 머리를 잘랐다. 파마도 하고.
오랜만에 파마를 했는데, 미용사 분이 친절하셨다.
머리도 머리지만 편안하게 해주시는 게 좋았다.
머리 말 때 잠깐 졸기까지 했으니.
말도 많이 안 걸어 주셔서 1시간이 조금 넘는 시간 가만히 혼자 생각을 했다.

그러던 중 문득 미용실의 음악 소리가 크게 들렸다. (실제 음향이 높아진 건 아니다)
소리를 녹음한다는 것은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녹음기기는 혁신이었겠다.
소리를 담아낼 수 없고 재생할 수 없는 시대의 고요함에 대해 생각했다.
자연의 소리 외에는 배경 음악이 없던 시절.
그때의 미용실에서는 음악이 없으니 고요했겠다.
미용사는 말이 없고, 손님도 말이 없고, 사각사각 가위질 소리만 남을 테다.
그 순간을 겪어 본 적도 없는데 그리웠다.

2024년6월22일

어제는 하지(夏至)였다. 하지파티를 하자는 제안을 했던 친구네 집에 사람들이 모였다.

약 2년 만에 다시 만난 친구, 자주 보던 친구, 처음 보는 친구, 얼굴만 한번 봤던 친구, 이런저런 친구들이 9명이나 모였다. 목동의 위치한 빌라 5층에 모여서 술을 마시고, 밥을 해먹고, 이야기를 나눴다.

긴 낮 시간을 지나고 밤이 오니 더욱 술이 들어갔다. 취했다. 말도 많아지고 소리도 커지고 웃음도 많아졌다. 하지의 밤이 짧다. 그래서인가 몇 명이 자리를 떠나고 나서도 아쉬운 마음에 계속 놀다 보니 새벽 2시가 넘었다. 집으로 돌아오니 3시다.

서울 와서 한동안 사람 만나는 일이 없었는데, 요즘에는 계속 누군가를 만나고 이야기를 나눈다. 그 안에서 타인에게 배우는 것도 생기고, 나의 미숙한 언어와 행동을 반성하기도 한다. 끝없는 굴레다. 그래도 즐거운 시간은 변함없이 찾아온다.

그러고 보면 우리가 웃고 떠드는 시간들을 즐거워 하지만 정확히 그곳에 가시가 있기도 하다. 어떠한 때는 아름다운 만큼 통증이 따르기도 한다. 즐거움에 눈과 귀가 멀어서 아픈 기억으로 남기지 않도록 하자... 그런데 숙취로 고통 받는 건 어쩔 수 없다...

2024년6월20일

하루가 짧다.
짧다고 느꼈으면 뭐라도 하고 부지런했어야 했는데
그런 건 없이 그냥 짧다.
신경질이 아주 약간 나는 하루랄까.

가끔씩 생각하지만 기분이나 정서를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순간적인 감정도, 끝없이 가라앉는 무기력함도,
표현되는 것이 어떻느냐에 따라서.......

아니다.

표현이 어떻게 되든 말든 무슨 상관이야.
그냥 마음과 생각과 감정이 필터링 없이 보여지도록 투명해질 때도 있는 거지.

아니다.

표현하는 것에서 다시 내 기분이 재배치 되기도 한 것 같다.
꼭 타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 나의 생각을 잘 갈무리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잘 표현도 하고
그리고 나를 위해서 고마운 말들도 스스로에게 해주는
그런 좋은 사람이 되자.
끝. 




덧.
오늘 카페폭포 앞에서 맥주 마시면서 김일두, 야생마와 자유부인 봤다.
알바하는 조웅도 봤음. 멋진 뮤지션들.

2024년6월19일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남의 삶에 관심이 생긴다.
내 삶이나 잘 챙기고 잘 살아야 하는 것 아닌가요.
스크린 속 삶은 삭제된 것이 많잖아.
그렇다고 너무 회의적일 필요는 없지만 말이야.

나를 알지도 못하는 사람의 글과 사진을 보면서
연결감을 느끼게 되는 순간들이 있다.
무언가 공통된 관심사를 가지고 있는 것 같고
삶에 대한 태도에 배울 것이 많은 것 같기도 하고
일상의 아름다움이 부럽다면 부럽고
팬심이라면 팬심이고 사적 관심이라면 관심이겠지
근데 그걸 구분하는 게 생각보다 어려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
그렇게 생각하면 아이돌 좋아하는 사생팬도 그 정도를 찾기 어려워서 그런건가
범죄는 다른 문제지 스토킹이잖아
베이비레인디어...

2024년6월18일

7월 단편 소설 집필을 막 끝냈다...
아우 왜 이렇게 힘드냐... 매달 쓰는 게 쉽지가 않어...
그래도 이번 소설 쓰면서 많이 배웠다.
요즘 읽는 카프카의 <성>도 참고가 많이 됐다.
<성>은 정말 재밌더라. 아직 읽는 중이지만, 신비로운 이야기다.

소설은 끝냈으니, 에세이 한 편과 장막극 한 편 집필을 시작해야한다...
끝없는 글쓰기...
아무리 쓰는 게 괴로워도, 지금이 좋은 때라는 건 확실히 안다.
계속 쓰면서 이런저런 궁리를 많이 하자.

서울국제도서전에 26일에 나가는데, 그전에 홈페이지를 준비하고 공개하려고 한다.
앞으로의 작업도 잘 기록되고 사람들에게 닿을 수 있게 정리 해보자.

2024년6월17일

디엠지 축제 기간이 끝났다. 3일이 참 짧았다. 기분 좋게 시간을 보냈네. 콘텐츠 생산자가 소비자로서 역할을 하다 보면 찾아오는 조급함과 걱정거리가 있다. 항상 결론은 같다. 가끔씩 찾아오는 즐거운 순간을 잘 보내려면 일상에서 인내하고 꾸준하게 무언가를 위해 애쓰는 시간들이 필요하다. 

미루지 않고 당장 집 청소를 하는 것. 

몸을 깨끗하게 관리하고 운동하는 것. 

책을 읽고, 전시를 보고, 영화를 보고, 음악을 들으며 좋은 이미지와 텍스트를 포착하는 감각을 훈련시킬 것. 

그렇게 나도 모르게 축적된 무언가를 활용하여 작업을 할 것.

다시 일상을, 내 삶을 잘 살아가자.

2024년6월16일

디엠지 2일차

다리아프다

무릎도 아프다

젊은이들 따라서 놀기 힘들다

그래도 재밌음

뼈칼국수 먹으러 간다

2024년6월14일

디엠지피스트레인 피스캠핑 및 전야제에 왔다.

내일부터 본 행사인데 디제잉 구역에서 젊은이들이 신나게 놀고있다.

기운도 좋다.

편안한 분위기의 페스티벌로는 역시 피스트레인만한 곳이 없다. 

도착해서 잠깐 미소 감독님 뵈었는데 조만간 인사드리러 가야지.

근처 식당에서 해물칼국수를 먹고 왔다. 익숙한 얼굴의 뮤지션도 보이고 사람들도 이제 시작하는 축제에 기분이 좋아보인다

원호가 공연을 시작했다.


2024년6월13일

어제는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수다를 떨었다

둘 다 웃으며 얘기 했지만, 울었던 혹은 울고 싶었던 시기에 대한 이야기다

사람으로 상처를 받거나 관계로 고통을 받았던 기억

그 과정에서 스스로가 얼마나 추해질 수 있는 지에 대한 놀람

인간 관계가 대단한 게 없다는 체념

결국 나보다 타인이 먼저일 수는 없다는 깨달음

좋아하는 일과 사람으로 위로 받는다는 결말

나이듦에서 찾아오는 작고 소소한 기준들이 있다

거기에 기대어서 버텨나가는 거겠지



그러곤 집으로 돌아와서 저녁에 모바일 홀덤을 깔고 한참을 했다

새벽 2시에 잠든 것 같다

오늘 겁나 피곤하네


2024년6월11일

게을러서 작업을 안 했다.

2024년6월10일

샤워하다가 생각한 것.


차이와 충돌의 세계에서 사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흔히 다름을 인정 하자고 하는데, 거기에는 차이는 있겠지만 충돌이 거세 된다.

충돌 없는 차이는 무력하다.

충돌 없는 차이는 동일함으로 향한다.

충돌 없는 차이는 같음으로 쉽게 전이된다.


2024년6월9일

어제 합평 모임에 세 번째로 나갔다.
네 명의 평을 들었다.
오랜만에 타인들의 평가를 듣는 시간이었다.
부분적으로 도움이 됐다.

평가

평가에 어려움이 있다면 사람 좋은 척 해야 한다는 것 아닌가.
하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물론 이런 위선을 벗어나는 경우도 많지만...

사실 사람들을 만난다는 게 평가든 뭐든 '척'하는 일이겠다.
무언가 아는 척, 뭔가 더 있는 척, 이해했다는 척
한동안 질려왔던 척에 지금은 머물만하다.

2024년6월7일

오늘 아침에 코피가 났다.

요즘 종종 코피를 흘리는데 피로가 쌓였나 싶었다.

신체도 늙어가는 게 느껴진다.

낮잠을 잤다.

피로가 풀리는 것도 같다.

오늘 작업할 게 조금 있었지만 컨디션 조절도 할 겸 쉬었다.

종종 쉬어주면서 작업하자.

2024년6월6일

짧은 편지
 
어느새 죽음의 문턱을 구경한 지 2년이 흘렀네. 모두 그때와는 또 다른 위치에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걸 생각하니 새삼스럽다. 어떤 기억들은 흐릿해지기도 하는데 그 사건을 다시 생각하면 또렷하고 생생한 느낌이야. 평소 일상에서 그때만 회상하면서 살아가는 게 아닌데 말이야. 이후에 겪은 기분도 다시 생각하면 참 느껴보기 힘든 감정이었던 것도 같다. 나는 다시 살아가고 있고, 너희도 계속해서 잘 살아가고 있기를 바라며 쪽지글 남긴다. 여름이 다가오는 게 느껴지네. 비가 많이 내리면 그때 생각이 다시 날 것 같다. 산 김에 잘 살다가 다시 또 넷이 드라이브 한번 하자.

2024년6월5일

더워진다. 여름이 오려나 보다.
에어컨 청소를 했다. 틀어봤는데 제법 시원하다.
근데 벌써부터 에어컨을 틀면 한여름을 버티지 못하겠지.

분량 채워서 작업하는 게 왜이리 힘드냐.
머리도 잘 안 돌아가고, 아이디어 고갈인데, 집중력은 똥이고,
그래도 써야지. 쓰는 게 일이지.

오늘은 D가 집에 와서 릴스 콘텐츠 촬영을 해줬다.
작업하기도 버겁지만, 작업물을 노출시키거나 판매하는 것도 꾸준히 고민해야겠다.
뭐 이렇게 할 게 많은 가.

2024년6월2일

A와 스탠드업 공연을 봤다. 

지난 해 작은 행사에서 이벤트로 스탠드업 코디미언을 본 적이 있었는데, 정식 코미디 무대는 처음이었다. 5명의 코미디언 농담과 유머에 많이 웃었다. 한편으로 웃기는 재주가 너무나 대단해보였다. 50여명의 관객을 앞에 두고서 각기 다른 이야기와 액션으로 웃음을 이끌어내다니.

5명의 코미디언이 있다면 다섯 가지의 웃기는 방법이 있다. 한 사람의 것은 개별적인 하나로 완결된다. 살아간다는 것에서 누구나 자신만의 완결성을 지니게 될테다. 언제 그 완성이 되는냐의 시간적 차이만이 존재하겠지.

주머니 사정이 좋아지면 코미디언의 공연을 자주 보면 좋겠다. 음악이나 영화, 책과는 다른 문화적 결핍을 채워준다. 웃음. 고도의 언어유희. 일상을 사유하는 방법. 


2024년6월1일

6월이 시작됐다.

지난 3월에 아르코에서 진행하는 지원사업 문학 창작산실에 희곡 한 편을 제출했다. 남해에 머물던 때 초고를 집필했었는데, 4년도 넘은 원고라서 많이 어설프더라. 이리저리 손을 보면서 퇴고를 했다.

어제 사업 결과 발표를 확인했는데, 선정됐다. 처음이다. 기분이 좋더라. 오래가지는 않았다. 소액이지만 지원금 받는 것 역시 기분 좋다. 그래도 이미 쓴 작품보다 앞으로 쓸 것들에 더 마음이 간다.

쓰느라 바쁜 6월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