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8월31일

2024년 8월의 마지막 날

시간은 어떤 기념을 위하여 발명된 것 같다.
끝없는 기념의 늪에서 허우적되겠지.

2024년8월30일

퇴고 중에 나온 문제

배부른 만큼 쓸쓸한 산 자, 굶주린 만큼 즐거운 죽은 자

2024년8월29일

세상에 사건 사고가 참 많다
뭘까 이 세상은
여기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다 뭘까
어제만 해도 꽤나 평온한 삶을 산다고도 생각했는데
달이 한번 뜨고, 지고 나니까
생각이 바뀐다
쉽지 않은 게 세상살이야...
어디든 말도 많고 탈도 많다

어디는 싱크홀이 생겼다고 하고
어디는 청문회한다고 하고
어디는 재판한다고 하고
어디는 잘하고 있다고 하고
어디는 나가 죽으라고 하고
어디는 무죄라고 하고
어디는 범죄라고 하고
어디는 뭐라뭐라 하고
나는 가만히 집에 앉아서 세상 돌아가는 걸 본다고 하고

2024년8월28일

어제는 늦게 잠들었다
친구들이 집에 왔고, 이야기를 나눴다.
우연히 만난 인연들이 생겼다
우연이 아닐지도 모르지.
여러모로 반갑고 신기한 시간.

일어나서는 조금은 피곤한 몸을 이끌고서 대단하지 않은 정도로 작업을 하려고 했다.
그러다가 저녁에는 요가를 다녀오고, 사랑하는 이들과 맥주 한잔.
틱틱 대는 말에서도 각자의 고민을 나누고, 잔소리도 주고 받는 시간, 별 것 아닌 이 시간에도 무언가가 발견될 수 있겠지.
요즘 참 편안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도 느꼈지만, 항상 지금과 같지 않을 것이란 걸 알고 있으니, 지금을 잘 즐기고 지내야지.

나이는 하나둘 먹고, 생활을 여전히 궁핍하다. 그렇다고 삶에 커다란 변화를 기대하지는 않는다.
천천히 무언가가 쌓이고 있다고 마음을 다잡는다.

무엇이 옳은지, 어떤 삶이 내가 원하는 것인지,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이 어디에 있는 지...
삶은 끝없이 탐구하는 과정인가보다.

내 삶은 계속 이런 걸까. 그렇다면 재미를 잃지 않을 수도 있겠다.
불안하고, 위태로울수록 재밌는 거니까.
단단하게 머물도록 하자. 
누구를 만나도, 어떤 상황에서도 비겁하지 않도록.
이미 많이 비겁해 봤잖아.

2024년8월27일

아침에 포털 뉴스를 보다가.



신뢰회복, 갈등해소같은 것들은 소식으로 작용하기 어렵다. 갈등을 겪는 누군가의 소식이 나에게 아무리 이롭다고 해도 내 감정과 기분이 온전히 회복되지는 않으니까.

커다란 젠더갈등, 세대갈등, 종교갈등, 지역갈등
상대적으로 작은 가족, 연인, 친구 관계에서의 갈등
모든 종류의 관계에서 그렇다.

갈등을 겪는 대상의 일상적인 소셜미디어를 들여다 본다고 나아질까. 시작에서 언급한 것처럼 그런 소식으로는 사이가 개선될 수 없다. 미친 듯이 좋은 소식을 듣는다고 치더라도 좋은 기분이 생길 리 만무하다. (모두 어느 정도의 확증 편향을 가지고 있으므로)

이런 점으로 보아 현대사회에서 뉴스는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출발점을 제시하기 쉽지 않다. 포털, 유튜브, sns, 모든 종류의 미디어에서 그렇다. 뉴스를 보는 나는, 세대적으로, 젠더적으로, 직업적으로, 사회적 존재 그 자체로 혐오의 대상이자 주체가 된다. 그렇다면, 주체 사이의 신뢰회복, 갈등해소는 가능할까.

갈등의 대상이 되는 인물이 내 일상에 놓여야 하지 않을까. 적어도 상징화 되는 인물이라도.

세대갈등이 문제라면 내 일상에 중년, 청소년, 노년이 있어야 한다.
젠더갈등이 문제라면, 다른 젠더의 존재가 내 일상에 머물러야 한다.
지역갈등이 문제라면, 다른 지역 출신이 내 옆에서 생활해야 한다.
가족이나 연인과의 갈등이 있다면, 그가 내 앞에서 말을 하고 대답을 해야 한다.

물론 그 인물마다의 개성이 있으니까, 그가 갈등을 더욱 야기한다면, 다른 인물을 찾고 다시 일상에서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사회적, 개인적 갈등을 표상하는 인물이 내 일상에 놓여야 한다.

그리고 그 사사로운 생활 안에서, 소식(뉴스)보다 실재하는 서사에 나 스스로가 참여할 때,
그때 비로소 대상과의 신뢰가 회복될 수 있다는 낙관의 씨앗을 심을 수 있다.

2024년8월26일

스스로의 삶을 꾸리는 것보다 다른 이의 삶을 엿보는 것이 즐거운 세상

2024년8월24일

저녁 산책하며 생각한 것.

붉은 빛이 많이 보인다
자전거 후미등, 분수 조명, 신호등, 대형 전자시계, 다리 조명, 교회 십자가
붉은 색에 물드는 밤은 위험해 보인다
나아갈 수 없다는 기호들
이렇게 생각하면 산책하는 것이 더욱 기분 좋아진다
하지 말란 것을 할 때처럼
계속해서 붉은 것을 지나친다

2024년8월23일

8월이 끝나간다
9월이 되면 써야 할 소설의 소재를 찾는다
서울역사박물관에도 다녀왔는데 역사 소재를 다뤄볼까
연애나 사랑 이야기를 써볼까
내 주변에 부조리함은 뭐가 없을까
어떤 인물을 생각해볼까
여성이 좋을까 남성이 좋을까
청년 또는 중년 또는 노년 혹은 비인간
1인칭으로 써볼까 3인칭으로 써볼까

한 달의 반은 쓰고 반은 쓸 것을 찾는다

2024년8월20일

서울역사박물관 재방문.

서울의 과거와 지금까지의 변화를 가늠하는 시간들... 
하지만 결국 오늘도 끝까지 다 못봤다...
다음에는 꼭 다 보고, 옆에 경희궁도 구경해야지.


짧았지만 함께 일하던 친구에게 연락이 왔다.
지역에서 프리랜서로 새로운 일을 하게 되었다는 연락.
그리고 지난 시간을 존중하는 마음을 봤다.
고맙고, 응원해.

2024년8월19일

태풍 '종다리'가 북상한다는 소식이다.
왕좌의 게임을 다시 시작했다.
이러면 생활 못하는데...

2024년8월17일

아침에 일어나고 느긋하게 움직이고 앉아있는데 코피가 났다.
어릴 때에도 코피가 잘 났고, 커서도 종종 나기는 했으니 별 일은 아니었다.
잘 안 멎어서,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했다.
아침 몸을 일으킬 때 그다지 개운하지 않았었는데, 피곤한가 싶기도 했고.

점심이 다가오고 있을 때, 10월의 소설을 써야지 하다가 소재를 찾기 위해 박물관에 갈까 싶었다.
지도 앱을 키고서, 서울역사박물관이 눈에 띄었다.
머리가 많이 자랐는데, 나가는 김에 미용실 예약을 했다.

커트를 마치고 미용사님이 설명을 해주시는데, 코피가 주륵 다시 흘렀다.
하루에 두 번이나 코피가 나다니...
나는 사람은 별일 아니긴 하지만, 보는 사람은 조금 놀랄 수도 있겠다 싶었다.

몸이 많이 피곤한가 싶어서 집으로 돌아왔다.
밥을 먹고 책을 읽으면서 쉬었다.

시간이 4시가 지났는데, 몸도 조금 괜찮아 진 것 같기도 하고, 다시 박물관에 갈까 싶었다.
박물관이 에무시네마 근처이길래, 영화도 볼까 해서 시간표를 보니, 공드리 영화를 상영하고 있었다.
예전에 봤던 <수면의 과학>이 상영하길래 관심이 생겼다.

결국 박물관으로 출발했다.
1시간 남짓 시간을 남기고 상설 전시관을 구경했다.
처음 가본 서울역사박물관은 규모가 제법 상당했다.
토요일이라서 가족 단위 관람객도 많았다.
시간이 촉박해서 그랬나, 급하게 유물들을 보고, 설명을 읽었다.
결국 1관도 제대로 보지 못하고 밖으로 나왔다.
공간도 내용도 좋았는데, 다음 주에 다시 가서 천천히 구경할까 싶다.

나오니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졌다.
우산은 없고, 비는 금방 그칠 테니, 얼른 에무시네마 갔다.
카페에서 책을 읽을 생각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곧바로 '영화보러 오셨어요?' 묻는 소리에 엉겁결에 '네'라고 대답했다.
뭐 원래 영화를 볼까 싶기도 했으니, 그냥 예매를 했다. 
굿즈로 포스터를 주더라.
커피 한 잔과 책을 읽으면서 영화 상영 시간을 기다렸다.
시간이 조금 흘렀나, 비는 세차게 내리기 시작했다.
조용한 카페에 빗소리만 가득했다.
영화가 끝났는지, 사람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우산 없는 사람들은 카페에서 어수선하게 돌아다니고, 서있고, 창밖을 바라봤다.
그렇게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았다.

화구통을 든 한 여자가 빈 자리를 찾고 있었다.
눈이 마주쳤다.
4인 석에 혼자 앉아 있는 게 신경이 쓰여서 여기 앉아도 된다고 말할까 싶다가 관뒀다.
사람들은 계속 좌석을 찾고, 비 그치기를 기다리며 서있고, 비는 계속 내리고, 카페는 어수선했다.
시간이 지나고 비는 그치고 사람들은 나갔다.

다른 영화 상영 시간이 찾아오자, 카페에는 사람들이 늘었다.
다시 카페의 자리에는 사람들이 찼고, 사람들은 빈 좌석이 있나 돌아다녔다.
초록색 나시를 입은 한 여자가 화장실을 드나들고 빈 좌석을 찾았다.
눈이 마주쳤다.
자리에 앉아도 된다고 말할까 싶다가 관뒀다.
영화가 시작했는지, 카페에 사람은 다시 줄어들었다.
조용한 카페에서 계속 책을 읽었다.

다른 영화 시작 시작이 다가왔나 보다.
사람들이 늘었다.
<수면의 과학>도 곧 시작할 듯 했다.

사람들은 빈 좌석을 찾아서 돌아다녔다.
노란색 셔츠를 입은 한 여자가 와서 물었다.
'여기 앉아도 될까요?'
눈이 마주쳤다.
비포선셋 영화 포스터를 들고 있었다.
편하게 앉으라고 대답하고는 각자 책을 읽었다.
각자 받은 다른 영화 포스터가 테이블에 올려져 있었다.
그래도 같은 테이블에 앉아 있는데, 인연인가 싶어서 말을 건넬까 싶다가 관뒀다.

영화 시간이 됐고, 나는 영화를 보러 상영관으로 이동했다.
<수면의 과학>을 어릴 적에 봤던 기억이 있다. 오래 전이다.
그때는 흥미롭지만 내 취향은 아니네 싶었는데, 다시 보니 재밌더라.
왓챠피디아에 별점을 올렸다.

오늘은 코피를 두 번 쏟고, 세 여자와 눈이 마주쳤고, 영화에 대한 감상이 바뀌었다.


2024년8월16일

해가 뜨고 해가지면 달이 뜨고 다시 해가뜨고

꽃이피고 새가날고 움직이고 바빠지고

걷는사람 뛰는 사람 서로다르게 같은 시간속에

다시 돌고- 돌고- 돌고- (춤을 추듯) 돌고 (노래하며)

운명처럼 만났다가 헤어지고 소문되고

아쉬워지고 헤매이다 다시 시작하고 다시 계획하고

우는 사람 웃는사람 서로 다르게 같은 시간속에

다시 돌고- 돌고- 돌고- (춤을 추듯) 돌고 (노래하며)

어두운곳 밝은 곳도 앞서다가 뒤서다가

다시 돌고- 돌고- 돌고-


*돌고돌고돌고 노랫말

2024년8월15일

오늘은 광복절.

어제는 국립현대미술관에 다녀왔다.
<사물은 어떤 꿈을 꾸는가>, <정영선 : 이 땅에 숨 쉬는 모든 것을 위하여> 두 개의 전시를 관람했다.

정영선씨는 1941년생으로 1세대 조경가이자 여성 1호 국토개발기술사라고 한다.
내가 조경 지식이 풍부하지는 않지만, 그가 얼마나 성실하고 왕성하게 활동하고 작업했는지는 전시 공간을 둘러보면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었다.
그가 일하면서 과거에 겪었던 어려운 상황들, 그것을 해결하는 방법, 그리고 조경하는 사람으로서의 태도를 꾸준하게 밀고 왔던 그의 삶의 궤적, 그의 생각은 유쾌하고, 정직해보였다.

사실 전시를 보러 간 이유는 내 작업이 잘 안 풀려서...였는데, 그렇게 만난 작가들과 작업들이 반가웠다.

온통 답답하고 어렵다가도, 반가운 어떤 것 때문에 하게 된다.

2024년8월14일

어제는 YDP창의교육센터에 다녀왔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중고등학생의 예술활동이 인상깊더라.
한 중학생의 소설을 잘 읽었다.
같이 쓰는 사람으로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줬는데, 계속 쓰기를 바란다.


연일 날씨가 덥다.
스쿠터를 타고 돌아다니는데 어제는 도로에 서 있기가 싫더라.

https://www.joongang.co.kr/article/18878686

지난 번에 쓰던 희곡 자료 조사를 하다가 찾았던 2015년 기사.
가뭄의 주기가 있다고 주장하는 교수는 2025년에는 대가뭄이 온다고 한다.
또 기사에 따르면 가뭄주기설은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아서 기상 학계에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한다.

근데 요즘 날씨 보면 그럴 수도 있겠다 싶다.
과연 내년은...


2024년8월12일

새벽요가와 저녁요가를 다녀왔다.
그 사이에는 글쓰기.
제법 꽉 찬 하루.
마트에서 물회랑 도다리회를 사다가 냠냠.
배가 부르니 살살 졸리다.

2024년8월11일

pc용 스피커를 당근 거래로 구입했다.
소리가 잘 들린다.
원래 소리를 안 키고 작업 했는데, 소리가 나오니까 조금 딴짓을 한다.
유튜브도 더 보는 것 같고 음악도 이리저리 틀어보고
오늘 샀으니까 아직 새로워서 그런가 보다 싶다.
내일은 작업하자.. 제발..ㅠ

2024년8월10일

어제는 '내를 건너서 숲으로 도서관'에 갔다.
집 근처라서 스쿠터 타고 10분이면 갈 수 있었다.
도서관 입구 쪽은 홍상수 감독의 <여행자의 필요> 촬영 장소 중 한 곳이기도 했는데, 안으로 들어가 보니 알차게 도서관이 구성되어 있었다.
도서관을 구경하고 근처 카페에서 작업을 했다.
지금 쓰고 있는 소설이 잘 안 풀려서 답답한 마음으로 몇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어쩌겠나 계속해서 다시 써야지.

8월도 열흘이 지났다.
7월이 어떻게 흘러 갔는지 회고도 제대로 못했는데 벌써 8월이 10일이다.
지난 달 회고에서 7월은 글쓰기 바쁜 한 달이 될 것 같다고 적었는데 사실이다.
한 달 동안 단편 소설 한 편 장막극 한 편을 써냈다.
8월도 사실 마찬가지 일듯 싶다.
매월 글 쓰는 일이 새롭게 반복된다.
좋은 지 나쁜 지도 모를 일상이 흐른다.

7월에서 8월초에는
한국영상자료원에서 로베르 브레송 <몽상가의 나흘밤>을 관람했다.
집에서 히치콕 <이창>을 봤다.
책모임에서 카프카 <성>을 다 읽었고 현재 김초엽 작가의 <지구 끝의 온실>을 읽고 있다. 
병렬식 독서에 관심을 두고 레이먼드 카버의 단편집 <누가 이 침대를 쓰고 있었든>을 읽고 있다.
정동진 독립영화제를 다녀왔다.

8월에는 쓰는 만큼 쓰여진 것들, 다른 사람이 만든 것들을 보는 시간을 잘 만들고 싶다.
계속 쓰자 써~~

2024년8월8일

불광천을 걸었다
2시간 정도
다 걸으니 만보정도 된다
매주 두세 번씩은 걸으려고 한다
두 시간이라는 시간을 걷지 않으면 생각하는 때가 별로 없다
시간이 나기만 하면 알고리즘에 지배 당해서 계속 숏폼만 본다

걸으면서 벤치에 앉아 울먹이는 듯이 기도에 열중하시는 아주머니를 봤다
풀벌레 소리를 들었다
열심이 조깅하는 중년들을 봤다
자전거를 타는 연인을 봤다
천 주변으로 높이 올라간 아파트와 상가 건물 간판의 불빛을 봤다
열차가 지나가는 굉음을 들었다
오리들이 헤엄치는 모습을 봤다
아이가 아빠한테 업어 달라고 하는 말을 들었다
아빠는 산책은 스스로 걷는 거라고 말해줬다
중장년 수십명이 모여서 음악을 틀고 춤을 추는 모습을 봤다
음악은 빗속의 여인이었다
입추가 지났지만 오늘 밤은 더웠다

2024년8월7일

늦게 일어나는 것과 책을 읽는 것.

잠이 늘었다. 
아니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게 된다.
수면 패턴은 만들기도 유지하기도 어렵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일찍 일어나는 게 좋은 듯 하다.
늦게 일어나면 기분이 우선 좋지 않다.
개운하게 잔 것 같지도 않고.
하루가 짧아진 것 같은 느낌도 든다.
짧은 하루 압축적으로 잘 보내면 되겠거니 하지만 또 그게 쉽지 않다.


어제 저녁에는 근처 모임 공간에서 열리는 독서 모임에 참여해서 책을 읽었다.
다른 책모임에 참여하고 하고 있지만, 병렬식 읽기에 관심을 두고 있고 조금씩 시도도 하고 있어서 다른 책을 들고 가서 읽었다.

병렬식으로 여러권 읽는 것이 오히려 독서에 대한 저항감을 낮춘다고도 한다. 
뭐 이러나 저러나 읽어야겠지.

2024년8월5일

동해 바다를 보며 한 생각


다양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회가 되어간다고 하지만 사실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행동 양식(작업물 포함)을 보면서 내뱉은 무심한 배타적 태도는 그들을 다양성을 지켜내는 역할자보다는 자폐적 공상가로 만들어버리기도 한다.

사람들은 타자와 마주하면서 얻는 행복과 즐거움만큼 그 관계에 상처를 받고, 수치를 느낀다. 부정적 감정이나 자극이 긍정적인 것보다는 상대적으로 오래 잔여하는 탓에 결국 관계로부터의 회피나 부정으로 결과 되기도 한다.

시간이 흐르고 나이를 먹어가면서 상처가 쌓인다. 수치스러운 기억이 늘어난다. 그런데 여기서 내가 나아가야 할 길은 혼자만의 세계로 들어가면서 한 없이 고립되는 방향만은 아니겠지. 그렇지만 한동안 사람을 만나기가 어려웠다. 지금도 마찬가지고.

계속되는 충돌에서 견디기 어려운 아픔이 생기지만, 뭐 어쩌겠나. 누구든 만나면 언제나 겪는 상황인 걸. 그렇다고 나의 성급한 태도에서 나오는 말과 행동을 온당하다고 생각하거나, 타인이 받는 상처와 그에게 불러일으키는 수치심이 마땅하다고 합리화 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나의 인격의 문제이지. 나라는 존재가 누군가에게는 상처고 수치일 수 있다. 나는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개인적인 노력을 해야만 하겠지. 평생을 다해서.

다만 관계에서는, 나는 다시 용기를 내어 사과로서 미안함을 표현하고 다시 나로서 존재하게 하는 행동 양식으로 타자를 마주해야 하지 않을까. 나로서 다시 타자를 마주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어떻게 본다면 다시 타인에게 고통을 주겠다는 시위 같기도 한 것이 참 아이러니하다. 고통을 받겠다는 것 같기도 하고.

나는 계속 누군가가 느끼는 부정적 혹은 긍정적인 어떤 것에 책임을 가지고 있어야 할테다. 
내가 거기에 겁을 먹고 회피하고 부정하는 것에서 벗어나 다시 한걸음 다가갈 용기를 가질 수 있을까.

동해 바다는 그 모습이 시원시원하다.
서울에 다시 왔다.

2024년8월4일

정동진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오랜만에 바다도 보고 회도 먹고 야외에서 상영하는 영화도 봤다
먼 길 달려와서야 보이는 것들이 있으니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모이는 구나 싶다
영화는 유이수 감독의 <명태>를 인상 깊게 봤다


오늘도 바다 구경하고 맛있는 음식 먹다가 느지막하게 서울로 돌아갈 듯
동해는 역시 동해다

2024년8월3일

어제는 숙취로 고생을 했다.
지난 장례식장에서 술을 많이 마셨다.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을 보면서 왜 그렇게 눈물이 났는지는 모르겠다.
힘든 시기를 보내는 친구에게 응원의 마음을 보낸다.
좋은 날에 다시 마주하기를 기다리면서.

슬픔을 품에 두고 오늘은 정동진으로 이동한다.
정동진 독립영화제가 26회가 되었단다.
긴 시간이다.

9월의 단편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2024년8월1일

어제는 7월의 마지막 날.
장막극 하나를 탈고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늦게까지 술을 마셨다.
사랑에 관해서, 관계에 관해서, 가족에 관해서, 정상과 비정상에 관해서, 다양한 것으로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많이 취했다. 아침에 일어나니 머리가 아프더라.

오늘은 8월의 첫 날.
친구 아버지 부고 소식을 들었다.
장례식장에는 오랜만에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