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8월27일

아침에 포털 뉴스를 보다가.



신뢰회복, 갈등해소같은 것들은 소식으로 작용하기 어렵다. 갈등을 겪는 누군가의 소식이 나에게 아무리 이롭다고 해도 내 감정과 기분이 온전히 회복되지는 않으니까.

커다란 젠더갈등, 세대갈등, 종교갈등, 지역갈등
상대적으로 작은 가족, 연인, 친구 관계에서의 갈등
모든 종류의 관계에서 그렇다.

갈등을 겪는 대상의 일상적인 소셜미디어를 들여다 본다고 나아질까. 시작에서 언급한 것처럼 그런 소식으로는 사이가 개선될 수 없다. 미친 듯이 좋은 소식을 듣는다고 치더라도 좋은 기분이 생길 리 만무하다. (모두 어느 정도의 확증 편향을 가지고 있으므로)

이런 점으로 보아 현대사회에서 뉴스는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출발점을 제시하기 쉽지 않다. 포털, 유튜브, sns, 모든 종류의 미디어에서 그렇다. 뉴스를 보는 나는, 세대적으로, 젠더적으로, 직업적으로, 사회적 존재 그 자체로 혐오의 대상이자 주체가 된다. 그렇다면, 주체 사이의 신뢰회복, 갈등해소는 가능할까.

갈등의 대상이 되는 인물이 내 일상에 놓여야 하지 않을까. 적어도 상징화 되는 인물이라도.

세대갈등이 문제라면 내 일상에 중년, 청소년, 노년이 있어야 한다.
젠더갈등이 문제라면, 다른 젠더의 존재가 내 일상에 머물러야 한다.
지역갈등이 문제라면, 다른 지역 출신이 내 옆에서 생활해야 한다.
가족이나 연인과의 갈등이 있다면, 그가 내 앞에서 말을 하고 대답을 해야 한다.

물론 그 인물마다의 개성이 있으니까, 그가 갈등을 더욱 야기한다면, 다른 인물을 찾고 다시 일상에서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사회적, 개인적 갈등을 표상하는 인물이 내 일상에 놓여야 한다.

그리고 그 사사로운 생활 안에서, 소식(뉴스)보다 실재하는 서사에 나 스스로가 참여할 때,
그때 비로소 대상과의 신뢰가 회복될 수 있다는 낙관의 씨앗을 심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