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8월8일

불광천을 걸었다
2시간 정도
다 걸으니 만보정도 된다
매주 두세 번씩은 걸으려고 한다
두 시간이라는 시간을 걷지 않으면 생각하는 때가 별로 없다
시간이 나기만 하면 알고리즘에 지배 당해서 계속 숏폼만 본다

걸으면서 벤치에 앉아 울먹이는 듯이 기도에 열중하시는 아주머니를 봤다
풀벌레 소리를 들었다
열심이 조깅하는 중년들을 봤다
자전거를 타는 연인을 봤다
천 주변으로 높이 올라간 아파트와 상가 건물 간판의 불빛을 봤다
열차가 지나가는 굉음을 들었다
오리들이 헤엄치는 모습을 봤다
아이가 아빠한테 업어 달라고 하는 말을 들었다
아빠는 산책은 스스로 걷는 거라고 말해줬다
중장년 수십명이 모여서 음악을 틀고 춤을 추는 모습을 봤다
음악은 빗속의 여인이었다
입추가 지났지만 오늘 밤은 더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