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저녁 마가렛리버로 이동. 에어비앤비로 예약한 숙소에서 하루 묵었다. 집이 꽤나 좋다. 넓고 쾌적하고, 호스트 피트는 말이 많다. 영국 시리즈에 나올법한 몸짓과 말투였다. 집 청소를 설명하고, 근처 식당이나 음식을 추천하고, 영화 보는 방 시설도 안내해 주고, 고양이 흉내도 내면서 귀여운 검은 고양이 몬티도 소개해 줬다. 물론 말이 빨라서 거의 알아듣지 못했다. 한국에 돌아가면 영어 공부를 해야겠다 싶었다.
친구들이 보드게임을 시작할 무렵, 나는 피곤해서 자려고 방에 누워서 방문을 닫았는데, 근처에서 방울 소리가 딸랑딸랑 났다. 뭔가 싶어서 침대방 천장을 바라보다가 몸을 일으켰는데, 몬티가 방문 앞에서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문이 닫혀서 나가고 싶어 하는 것 같았는데, 그 모습이 귀엽고 재밌어서 몇 분간 바라만 보고 문을 열어주지는 않았다. 슬슬 지겨워하는 것 같아서 친구들이 노는 방에 데려다 줬다.
새벽에 배뇨감이 들어서 눈을 떴는데, 방안이 깜깜했다. 두 손을 휘적거리면서 방문을 향해 가다가 손이 부딪히는 소리가 크게 났다. 놀래서 다시 조심히 화장실로 들어가서 소변을 보고 침대로 돌아와서 다시 수면 모드. 어느새 아침 시간이 되고, 일어나야 하는데 몸이 피곤했는지 뒹굴뒹굴하게 됐다. 그러다가 겨우 일어나서 식탁에 앉으니, 친구들이 하나둘 일어나서 나오기 시작했다. 소형과 진선은 꿈을 꿨다면서 이야기를 하는데, 진선은 내가 짜증 나게 구는 꿈을 꿨다고 했고, 소형은 도망치는 브리즈번으로 향하는 꿈을 말하면서 개 세 마리와 염소 두 마리를 데리고 타로 가게를 들어가는 이야기를 했는데 뭔 소린지 못 알아들었다.
오늘은 와이너리를 가기로 했는데, 아마 나는 운전을 해야 해서 와인을 마시지는 못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