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7월7일

점심 때까지 늦잠을 푹 자고 일어나서 게으름이 피우다가 샤워를 했다
샤워하면서 생각한 것

뻔한 말이지만 질문이 빗나가면 제대로 된 대답을 얻기 어렵다
어떻게 살아야 하나가 아니라 삶을 뭐라고 생각하는 가에서 출발해야 하지 않을까

어떤 철학자는 형식만 남으면 공허하고, 내용만 남으면 맹목적이라며 둘의 조화를 강조했던 것 같다
대화라는 것에도 형식과 내용의 조화가 이뤄졌을 때 그 여운이 남는다
관계라는 형식과 진실이라는 내용

대화의 내용은 언제나 진실에 닿아야 한다
입 밖으로 소리가 나오고 그 파동이 타인의 고막을 울린다는 신체적 교류는 단지 현상적일 뿐이라서 결국에는 관계라는 형식만 잔류하게 되고, 이후 공허한 기억으로만 남는다
진실을 얘기하고, 진실을 듣고, 더 분명한 진실에 닿으려는 질문과 대답의 노력들이 쌓였을 때 진정 대화의 내용이 형식과 조화를 이루며 존재할 수 있다
연인, 친구, 부모자녀, 스승제자 등 관계라는 형식 안에 각자가 추구하는 진실의 내용이 담겼을 때야 건강한 대화는 만들어진다

종종 일상적으로 휘발되는 사실의 나열로 내용 없이 관계에 기댈 수도 있겠으나
적어도 나는 그런 형식만 남은 공허함을 견디지 못하는 것 같다
진실에 닿으려는 노력으로 관계에 채워 넣는 질문과 대답이 없다면 어떤 대화도 여운을 주지 못한다

2024년7월6일

새해가 시작될 때 계획한 것들이 몇 가지 있다
그중에 하나는 매월 첫째 주 토요일에는 낯선 곳에 가보는 것

오늘은 연희동에 있는 낯선 카페에 왔다
카페 샘
도착했을 때는 카페에 아무도 없었다
자리 잡고 작업을 시작하니
사람들이 찾아와 카페 주인분과 편안한 대화를 나눈다
동네 사랑방 같은 곳인가 보다 싶었다
이후에도 젊은 부부, 동네 아저씨, 아이들이 찾아오고 이야기를 나눈다
카페에는 다른 식료품도 팔고 있었다
발사믹 식초, 올리브, 파스타, 허브 등 간단하게 진열하고 팔고 있다
이 낯선 카페에서 지난 달을 생각하고 다가올 한 달을 그려본다

6월에는 여기에 성실히 일기를 써보려고 했다
21일간의 기록이 남았다
간단하게 남기는 글 이었다
일기를 잘 쓰는 사람이 아니다 보니 
무엇을 써야 하고 
어떻게 써야 하는 지 아직도 감이 오질 않는다
물론 일기에 답이 있느냐는 질문에 할 말은 없지
그래도 어렵다고 느껴지는 걸
내 일상을 복기하는 것이 이렇게 어렵다

이제 곧 합평 모임에 간다
이번이 네 번째인가...
소설 쓰기를 시작하면서 참여하게 된 합평 모임은
생각보다 많은 도움이 되었다
소설이라는 것을 써보겠다는 의지를 심어주기도 했고
이렇게 사람들이 소설을 애정하고 또 쓰고 싶어 한다는 사실도 알았다
처음 참여해 본 모임인데도 좋은 느낌이었다
다만, 생애 첫 합평 모임이다 보니 여기가 아닌 다른 곳에서는 어떻게 할까
다른 이들은 소설을 가지고 어떤 말들을 주고 받을까 궁금함이 생기기도 한다
오늘을 기점으로 지금의 모임을 참여를 줄이려고 마음 먹었다
쓰는 시간도 더 확보하고 싶고, 혹시 다른 모임에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그렇게 하려고도 한다

7월은 쓰기에 바쁜 한 달이 될 듯 싶다
소설도 소설이지만, 집필 중인 희곡을 이번 달 중에는 탈고해야 하는 일정이니...
주저리 주저리 많이 떠들었지만
7월도 일기를 잘 써야겠지

2024년7월5일

새벽요가를 가려고 시도했지만 실패.

일찍 일어나는 건 항상 어렵지만
다시 시도하고 싶어진다

작은 진동소리에 잠에서 빠져나온다
어둑한 새벽에 일어나 굳은 몸을 욕실로 끌고가서
양치질과 세수로 흩어지는 정신을 붙들고나서
모카포트로 내린 커피 향으로 몸과 마음을 달랜다
요기거리로 삶은 계란과 토마토를 베어 물고
잔잔한 음악을 깔고서 글쓰기를 시작한다

글로 써놨으니 실천하자
내일은 일찍 일어나야지
오전 시간을 소중하게

2024년7월3일

어제는 집에 놀러 온 친구들이 있었다
술도 한잔 걸치고 게임도 하고
대화도 나눴는데

말을 건네고 대답을 듣고 생각을 나누고 이유를 찾고
의견을 만들고 논쟁도 하고 공감을 이루고 웃음도 짓고

대화 사이에서 감정도 일어난다
중간중간 찾아오는 침묵도 대화의 한 방법이겠지

오늘은 신사에서 오랜 친구를 만난다

만나서 사는 얘기 하고 집으로 들어간다

모두들 각자 애환이 있다

2024년7월2일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어제 저녁에 뉴스로 교통사고 소식을 봤다.
안 좋은 사건을 보면 바라는 마음이 생긴다.

죽은 자들이 편안하길.
아픈 자들이 회복하길.
산 자들이 너무 괴롭지 않도록 적당한 때에 하늘이 개었으면 한다.




2024년7월1일

7월이 시작됐다. 
2024년 하반기다.

다시
새로운
마음가짐
시작

이야기
대화
글쓰기

움직임
만남
교감
사랑

고요
새벽녘
커피
운동

청소
건강
정리정돈
살림

웃음
사색
경청

2024년6월30일

도서전 마지막 날이다
사람들 많이 만났다

서류뭉치를 어떻게 생각할까 궁금했는데
내가 만들고 있으면서도 
이걸 누가 좋아해주려나 했는데
기대보다 많은 이들이 관심갖고 좋아해줬다
신기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우소방은 여전히 사람들에게 어떤 울림을 주는 것 같다
지금은 서울에 올라왔지만 6년간의 지역에서의 삶은 어떤식으로든 기억되고 남는다

기억에 남는 다는 것은 판단과 함께한다

나와 대화했던 사람들
나를 미워하는 사람들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
나를 사랑했던 사람들
나와 일한 사람들
나와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
나와 인사했던 사람들
나와 식사했던 사람들
나의 글을 읽은 사람들
모두는 다르게 기억하고 판단한다

나도 이번 도서전에서 만나고 대화했던 수많은 이들을 내멋대로 기억하겠다




2024년6월29일

6월이 끝나간다
한해의 반이 지난다
나머지 반
반이나 남았네 반 밖에 안 남았네
계속 앞으로 가는 수 밖에
가다보면 펼쳐지는 풍경들을 기대하며

도서전에서 몇번의 사인요청을 받았다
항상 생각하지만
좋은 기록으로 남을 수 있게 사인 연습해야겠다..

2024년6월28일

지하철 안
사람들
피곤

어제 술을 좀 마셨다
집에 들어와서 씻고 침대에 누웠다
유튜브로 옛 노래 영상들을 봤다
오랜만에 듣는 김연우 이별택시
중2때 처음 들었었는데

그때가 사라지지 않고 아직도 있다

2024년6월26일

서울국제도서전이 시작됐다.
하루 근무를 마치고 집에 왔는데 힘들다~~~
증산에서 삼성까지 너무 멀어~~~
사람들은 출퇴근 대중교통 어떻게 버티는 걸까...

역시나 도서전에는 사람들이 많다.
인사 많이 나눴다.
또 만나서 반가운 사람들
처음 만나서 반가운 사람들

출판사는 참 많다.
책도 많고
읽는 사람도 많다.
어디 숨지 말고 다시 만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