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7월20일

며칠간 무기력했다. 늦잠은 물론, 밥도 제때 안 먹고, 요가는커녕 작업도 안 했다. 이런 때가 종종 찾아올 수 있지. 그럴 수 있는데, 한편으로는 아직도, 언제까지 이러는 걸까 싶다. 가까운 사람들을 생각하고 나를 생각한다. 소형은 어제 생일이었다. 지난번에 통화를 하면서 근황을 나눴는데 잘 지내고 있더라. 그만큼 나는 나로서 잘 살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아서 조금 부끄러웠다. 며칠 전에는 은송네 지내는 선우가 집을 떠난다고 해서 작은 모임을 가졌다. 새로운 친구도 만났고 오랜만에 본 친구도 만났다. 누구는 유학을 떠나고, 누구는 워홀을 간다고 하고, 누구는 여행을 간다고 하고, 누구는 학원 다닌다고 한다. 다들 멋지게 각자의 삶을 꾸리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웃고 떠드는 모습에서 아쉬움은 보이지 않았다.

어제부터 다시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요가원은 가지 않더라도 집에서 매트를 깔고 올라서 몸을 풀어줬다. 책 모임도 있으니 읽던 책을 펼쳐서 다시 읽기 시작하고, 끼니를 위해 요리를 한다. 진선의 제안으로 집 청소를 싹 했다. 먼지를 털고, 밀린 빨래를 하고, 환기하고, 설거지를 하고, 쓸고, 닦았다.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봤다. 밀린 작업과 앞으로 일정도 확인했다. 오늘은 오늘이지. 오늘은 어제가 아니라 오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