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저녁을 먹었던 햄버거 가게에 우산을 두고 나왔었다. 미리 연락하고, 오늘 저녁 우산을 찾으러 방문했는데, 주인 할머니가 계셨다. 보관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했다. 할머니는 얼굴의 주름을 구기며 웃었다. 몸을 돌려 나가려는 나에게 "다시 찾으러 와줘서 고마워요."라고 했다. 이게 무슨 뜻? 계속 머릿속에 맴돈다. 내가 잃어버렸던 물건을 찾으러 간 게 고마울 일인가. 다시, 찾으러, 와줘서, 고마워요. 찾으러 다시 와주면 고마운 건 할머닌가 우산인가. 아니면 다른 누구인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작은 교회 앞 벤치에 앉아서 잠깐 쉬었다. 성탄절이 다가오니 교회 외관을 LED 조명으로 조악하게 꾸몄다. 반짝이는 교회, 차가운 벤치 위로는 커다란 은행나무 한 그루가 있다. 얼마 전까지 빽빽하고 풍성했던 잎이 인상적이었는데, 이제는 대부분 바닥으로 떨어졌다. 눈길을 끄는 건 앙상한 나뭇가지보다 바닥에 수북하게 쌓인 은행잎이었다. 천천히 그 위를 걸었다. 푹신한 땅을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