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 또는 인내를 수행하면 성취하게 되는 것이 있다. 이 사실을 알면서도 가볍게 혹은 쉽게 가려고 하는 습성이 있다. 더 무겁게 더욱 끈질기게 더더욱 숨을 죽이고 가다 보면 질주할 수 있다. 어제 임시극장 친구들의 공연 및 전시 <밤 흙 악몽>을 관람했다. 다시금 기다리고 기다리면서 닿는 그곳을 살짝 엿봤다. 기다림은 누군가를 지치게도 하고, 멀어지게도 하고, 궁금하게도 하고, 유혹하기도 하고, 지겹게도 하고, 의심하게도 하고, 불안하게도 하고…. 이것저것 다 한다. 하지만 결국에 닿는 한 장면, 그 장면에 도달하면 얻게 되는 정화작용이 있다. 모든 걸 해소하게 되는. 갈망이 아닌 완결된 만족감. 오늘 밤에는 제주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