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진선과 시간을 보냈다. 전날 과음으로 인한 숙취를 막국숫집에 가서 시원한 국물로 해결하고, 카페에서 작업을 하다가, 영화 보러 고고. <부고니아> 봤는데, 아쉬운 느낌이…. 끝나고 피자 먹으러 스파카 나폴리 합정에 갔다. 기가 막힌 피자요…. 너무 맛있게 먹고서 집으로 오니 저녁 9시가 넘었다. 하루 종일 이곳저곳을 쏘다니며 놀았다.
낮에 돌아다니는 중에 만원 버스 안에서 인상적인 장면이 있었다. 한 여자분이 앉아 있는 자리 앞에 서서 진선과 음악을 들었다. 진선이 추천하는 'the lemon twigs'의 음악을 들었는데 아주 만족스럽게 이동 시간을 채웠다. 아무튼 둘이서 음악을 들으며 창밖을 보며 가는데, 여자분이 매우 신경질적인 행동을 했다. 머리를 뒤로 넘기는 것도 팍팍, 버스 창문도 팍팍 닫고…. 이후 진선의 표현은 예민함을 인간으로 표현하면 그런 모습이 아닐까라고…. 승객으로 가득 찬 버스 안에서 그런 사람을 앞에 두고 서 있으니, 서울에 와있는 느낌이 확실하게 들었다. 여하튼 좋은 음악 들으며, 사람들이 밀치는 힘에 몸을 맡기고 신나게 가는 중에, 4살 정도 되어 보이는 아이와 그 엄마가 버스에 올랐다. 내 뒤로 그 아이가 바닥에 쿵 하고 넘어졌고, 그 엄마가 아이를 일으켜 세우는데, 내 앞에 앉아 있던 그 예민하고 신경질적인 분이 곧바로 아이에게 '여기 앉을래?' 하면서 자리를 양보해 주셨다. 그러면서 버스 뒤쪽으로 사람들을 신경질적으로 밀치며 향했다.
버스에서 내리고 그 사람을 신기해하면서 이야기를 나눴다. 사람은 참 입체적이고 다양한 면면이 있다. 누구든 좋아할 수 있는 모습이 있고, 미워할 수 있는 모습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