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11월15일

어제 새벽 서울에 도착했다. 밤을 새우고 비행기를 타서 어떻게 출발하고 어떻게 도착한지도 몰랐다. 그냥 머리만 앞뒤 좌우로 흔들었을 뿐... 진선과 연락을 하면서 증산 집에 도착했다. 가구도 여전히 그 자리에 있고, 물건들도 여전했다. 반갑고 편안한 기분이 찾아오는 와중에도 너무 졸려서 소파에 누워 그냥 자버렸다. 뒤척이며 시간을 보니 11시를 지나고 있었고, 슬슬 출출해지던 때 소형과 연락하면서 점심을 먹자고 했다. 뻑뻑한 눈과 무거운 몸을 이끌고 따뜻한 물에 샤워를 마치니 그제야 그래도 하루를 보낼 수 있는 기운을 얻었다.

합정에서 만나 최강금돈까스를 먹었다. 역시 맛도리... 한 보름 만에 만난 소형은 집에 콕 박혀서 작업하고 일상을 보낸다는 서울살이에 관한 이야기를 꺼냈다. 나도 제주에서 만난 친구들과의 인연, 앞으로 할 일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두서없이 이야기를 나누다가 카페로 고고. 카페에서도 떠들다, 그래도 일을 해야 할 듯싶어서 작업을 살살했다. 영화 한 편 볼까 싶어서 얘기하다가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상영하는 <세계의 주인>을 골랐다. 스쿠터를 타고 이동했는데, 서울은 확실히 차가 많다…. 조심히 운전해서 간 극장에 이게 웬. 향통이 있었다. 우연히 만나서 반가운 사람. 영사실에서 일한다며 짧은 이야기를 하다가 영화를 보러 입장했다. 향통도 참 신기해…. 영화를 잘 관람하고…. (영화 얘기는 따로 적어야지…. 너무 잘 봤다) 나와서 향통과 짧은 수다. 제주로 이주했다고 하니 웃더라. 웃긴 일이지…. ㅎ 

저녁 약속을 했던 단지와 정감을 만났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근황도 나누고 술도 마시고 맛있는 것도 먹고. 즐거웠다. 그러다 단지가 일찍 도착해서 선물을 사봤다며 꺼낸 장갑…. 감동... 셋이서 장갑 받고 다시 즐거워했다. 2차로 근처 술집에 들어가서 또 이야기 나누다가 내가 졸려서 하품을 계속했다…. 이젠 안 되겠다 싶어서 빠빠이. 집으로 가려고 진선에게 연락했는데. 목소리를 듣자마자 더 놀고 싶어 하는 것 같더라도…. 옆에서 소형이 더 놀자고 신나서 방방 뛰니…. 소형 진선 또 3차를 갔다…. 노가리 집에서 어묵탕에 소주…. 셋이서도 뭐 할 말이 그렇게 많았는지. 각자의 고민과 서운한 것들. 어려운 것들. 일상에서 맞닥뜨리는 사건과 일렁이는 감정들. 어묵탕 앞에 두고 테이블 위로 눈물도 흘렀고 웃음도 터졌다. 가게 마감 시간이라 쫓겨나와서는 집으로 왔다. 하루가 길었다. 익숙한 것들이 쌓이는데, 왜 인지 새롭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