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는 진선이 제주도에 놀러 왔다. 비가 오락가락 내려서 많이 돌아다니지는 못했지만, 맛집 몇 군데를 다니면서 먹 투어는 했다. 첫날에는 집 근처 식당에서 각재기국이랑 멜 튀김, 소주를 안 마실 수가 없어서 몇 잔 마셨다. 둘째 날에는 태풍 쌀국수에 가서 쌀국수랑 짜조. 두 번째 방문인데 역시 맛있더라. 저녁에는 아살람에 가서 후무스랑 케밥. 존마탱... 일요일에는 집 앞 초밥집에 가서 배불리 먹고, 저녁에는 중식집에서 짜장, 만두, 탕수육에 연태 고량주를 들이켰다. 실컷 먹고서 진선은 서울로 복귀. 다시 혼자서 제주에서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어제부터는 센터에서 18개월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하나 고민이 되기 시작했다. 교육에 맞춰서 취업을, 창업을 할 수도 있는데, 뭐가 하고 싶어서 제주에 왔으려나. 구체적인 계획 없이 온 게 정답인데, 선택해야 하는 시기라는 게 곤란하게 느껴진다. 특히, 창업에 큰 부담이 있는 것도 사실이고…. 주변에 함께 교육을 받는 50여 명의 친구들 역시 각자 어떻게 할지 고민도 하지만, 벌써 결정도 하고 확신을 가진 친구도 있는 듯 보인다. 상대적으로 젊은 20대 친구들은 활력이 넘친다.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도 적극적이고, 하고자 하는 것도 힘차게 진행하는 모습이다. 반면에 나이 꽉 차서 끄트머리로 이곳에 온 나는 상대적으로 조금 천천히 움직이게 된다. 거기에 함께 반응하면서 행동하면 금방이라도 지쳐버릴 것 같은걸.
내 리듬이 여기서는 그다지 빠르지 않다는 걸 이제 깨닫기도 한다. 몇 년 전만 해도 추진력 장난 아니었는데…. 지금은 조금 다른 호흡을 하고 있나 보다 싶다. 요가를 해서 그런가…. 조금 멈춰서 생각하는 것 같기도, 예전보다 조금 더 주저하면서 기다리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러고 보면 나도 20대 때는 무작정 한 것들이 많았다. 어딘가로 갑자기 떠나기도 하고, 재밌어 보이면 대책 없이 시작하기도 하고…. 아니 지금도 여전히 그래서 여기 온 거려나…. ㅎ 그래도 지금은 조급한 마음이 들면 휘둘리지 않으려고 하는 의식이 생겼다는 것이 다행인 점이다. 지난 시간을 기억해 보면 그때는 참 많이도 휘둘렸다 싶다. 그 맛에 사는 재미가 있기도 했었고. 내일은 서류 작업을 한참 할 것 같은데, 머리 좀 싹 비우고 해봐야겠다.
어디론가 흘러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