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시작한 게 두 가지 있다. 하나는 심리 상담. 다른 하나는 이른 아침에 글 쓰는 유튜브 라이브.
예술인 대상으로 무료 심리 상담 프로그램이 있어서 신청했다. 총 12회를 진행하는데, 지난 19일에 다녀왔다. 대변으로 상담하는 경험은 처음이고, 긴장도 조금 됐다. 왜냐하면 심리적, 정서적으로 내가 크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서…. 그냥 지원해 준다길래 도움이 될까 싶어서 신청한 경우랄까. 그렇지만 막상 상담한다고 생각하니, 나에 대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됐다. 긴 세월은 아니지만 제법 삶을 살아왔고, 우여곡절을 겪었고, 여전히 지속되는 것들이 있고,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도 하고, 내 미래, 나에 관한 판단 등에서 나에게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거니까. 생각해 보니, 지난 일 년간 의욕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기도 했다. 그 전만 해도 사람들 만나서 대화하고 이야기하고 무언가 함께 하는 걸 즐겼던 것 같은데, 뭐가 변했는지 지금은 딱히 그런 느낌도 아니고, 그렇다고 내가 하는 일에 큰 의욕을 가지면서 해나가고 있지도 않다. 일상에 불만이 있는 건 아니지만, 딱히 만족하는 것 같지도 않은 상태랄까. 흥미로운 사람이나 멋진 사람, 함께 있으면 즐거울 사람에게 끌림을 많이 느끼던 때가 있었지만, 지금은 누구를 만나서 시간과 에너지를 쓰는 것에 고민한다. 그렇다고 마냥 혼자 있는 걸 원하는 건 아니겠지만, 예전보다는 확실히 관계의 지형이 좁아졌다. 서울이라는 장소의 영향이 있는 걸지도. 거대한 도시에서는 오히려 고독해지기 쉬운 법이니까. 여하튼 내 삶과 정서적 상황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서 상담사와 간단한 인사를 나눴다. 나에 관한 이야기, 또 나의 이야기, 또 내 이야기를 계속해 나갔고, 상담사는 필요한 만큼, 적절하다고 느끼는 방향으로 나를 안내했다. 나는 충실하게 그를 따라 이야기를 꺼냈고, 한 시간이 지났을 때는 앞으로 12회가 어떻게 흘러갈지를 가늠하게도 됐다. 온전히 스스로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때는 제법 유익하게도 느껴졌다. 자주 있는 일이 아니어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모르겠다는 게 많네…. 에세이를 쓰는 것 같은 느낌도 든다랄까? 에세이 쓰기로 마음먹었었는데 실패 중이네... 올해 하반기에는 쓰는 연습을 해봐야겠다.
아침마다 글 쓰는 라이브 챌린지는 오늘이 사흘 차다. 30일간 해봐야지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매일 오전 5시에 라이브를 시작하고 40분간 글을 쓴다. 내가 과연 잘 일어날 수 있을까 걱정을 많이 하고 있는데, 작심삼일은 지났다. 내일까지 성공한다면 말이지. 이른 아침에 일어난 집의 풍경과 라이브를 키고 글을 쓰는 시간이 피곤하고 졸리지만 제법 집중이 되기도 한다. 어떤 동기부여가 생기는 것 같기도 하네. 다만, 이런 것들이 위에서 말하는 것처럼 의욕으로 작동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있다. 의욕적으로 아침 글쓰기를 시작해야지!~ 는 아니다. 그러면 어떤 말로 설명할 수 있을까. 그냥 한다? 그냥 하는 느낌. 뭔가가 필요하다고 느꼈고, 그걸 수행하는 느낌이랄까. 도움 되는 게 있다는 느낌. 남은 27일 잘 버티고 해봐야겠다. 그러면 뭘 알 수도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