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진선이 요즘 어떠냐고 물었다. 무슨 질문인지 되물으니, 요즘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사는 것 같냐고 했는데, 곰곰이 생각을 해봐도 별생각을 하는 것 같지는 않다. 뚜렷한 목표가 생각나지도 않고, 그렇다고 불안하거나 걱정이 많아서 생활에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지도 않고, 불만족스러운 것도 없고, 그렇다고 막 만족스러운 것도 아닌, 무언가를 치열하게 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게으르고 나태한 것도 아닌…. 그냥 산다. 기억력도 감퇴했나, 지난 세월은 어떻게 살아왔나 생각해 보면 막 또렷하게 떠오르는 것도 없다. 그동안에도 이렇게 살아왔던 걸까? 그래도 돌아보면 과거에는 무언가 욕망하는 것이 있었던 것 같은데, 요즘에는 그런 것도 없는 것 같은 느낌. 아니 없다기보다는 거부하는 것 같기도 하다. 거부한다는 것. 거부하는 마음. 이런 마음이 과연 어디로 이끌어가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