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꿨던 꿈인지는 모르겠지만, 생각도 안 하고 있었는데 문득 지난 꿈이 기억날 때가 있다. 지금도 그렇네. 입술이 튼 꿈이었다. 한 겨울이었을까 옷차림새는 따뜻한 패딩을 입고 있었던 것 같았는데, 그럼에도 찬 기운이 피부 속까지 스몄다. 그 차고 건조한 공기 때문인지 입술에 심하게 터서 입을 살짝만 벌려도 찢어지는 감각이 들었다. 손으로 입술을 만지면 오돌토돌한 것이 잔뜩 올라왔다. 근데 내 입술인데 꿈에서는 왜 입술이 보이지? 왜 내가 옷을 여미는 행동이 보이지? 거울을 보고 있는 것도 아니었는데. 마치 나는 다른 존재가 돼서 내 입술을 바라보고 있었고, 그가 입술을 만지는 데 그 느낌이 나한테 왔다. 립밤을 집에서 가지고 나와야 했는데 하며 후회하는 표정도 보인다. 표정을 보면서 그의 생각을 동시에 나도 똑같이 한다. 그 인물이 과연 나였을까. 아침 공기가 으슬으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