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3월14일

날씨가 가벼워져서 그런가, 집중하는 시간이 평소보다도 더 짧아지는 듯하다. 오전에는 오랜만에 진선과 장을 보러 나갔다. 자그마치 19만 원어치의 식료품을 구매…. 그동안 자주 배달시켜 먹었으니, 앞으로는 잘 해 먹어야지. 오징어 손질을 처음으로 해봤다. 몸을 가르고 내장을 빼내고, 입과 눈을 제거하고, 차갑게 미끈거리는 오징어 손질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작업실 의자에 앉아서 글을 다듬다가 점심을 먹으면서 봤던 유튜브 광고 때문에 갑자기 인터넷 신규 가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약정도 끝났으니, 사은품도 받으면 좋으니까. 한 곳에서 현금 사은품이 26만 원이라고 하길래 접수했다. 옆에 있던 진선은 더 알아보자며 다른 곳에 전화하니 40만 원이 가능하다고 했다. 접수했다. 원래 접수했던 곳에 취소해달라고 하니, 이유를 계속 묻길래 혜택이 더 괜찮은 곳에서 하기로 했다고 하니, 45만 원 사은품으로 맞춰줄 테니 자기와 하자고 했다. 아주 양쪽에서 계속해서 자신과 거래하자고 문자를 몇 통이나 보내든지…. 너무 덥석 접수한다고 하니 피곤해진 상황이 돼버렸다. 한편으로는 여기서 더 싸게 해준다고, 저기서 맞춰 줄 테니 자신과 하자고, 문자를 계속 주고받는 상황이 웃기기도 했다. 뭐 결국 어찌저찌 45만 원에 접수가 됐는데, 처음 26만 원에서 10분 만에 사은품이 14만 원이 늘었다. 이게 제정신인 상황인가 싶기도 했다. 모르면 그냥 넘어갈 것들이 이 사회에는 참 많이 널려있는 것 같다. 나는 귀찮음이 많아서 애써 무시하고 넘기는 편이지만, 잘 찾으면 쏠쏠한 게 많기도 하고. 어쨌든 작업을 다시 시작하려고 했는데, 목공 작업 견적 문의를 했다. 자재 산출도 하고, 견적서도 쓰고, 의뢰자와 소통도 하다 보니 시간이 훌쩍 지났다. 작업은 못 하고…. 저녁 식사로 오징어 숙회를 먹었는데, 맛이 좋았다. 밥 먹고 꼭 글 써야지 했는데, 피곤하기도 해서 그냥 영화 한 편 보고 자야겠다. 내일 일찍 일어나서 글 써야지…. 그래, 차라리 아침 일찍 작업하는 습관을 잘 만드는 게 중요한지도 모르겠다. 낮에는 집중을 흩트리는 게 많다. 오늘 날씨도 그랬고, 광고도 그랬고, 일도 그랬다. 다들 활발히 깨어있는 시간은 내 것에 시간 쓰기가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