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1월30일

어제는 유진네 집에 다녀왔다. 오랜만에 만난 유진은 건강해 보였고, 제주를 떠나 서울 생활에 잘 적응하는 모습처럼 보였다. 내려준 차를 마시고, 두부과자를 먹고, 쌀국수를 시켜먹고, 수다를 잔뜩 떨었다. 각자의 일상을 다시 잘 지내야지. 오늘은 본가에 다녀왔다. 어머니가 차려주신 점심 밥상을 시작으로 끝없는 식고문... 배터져... 집에 돌아와서도 배가 꺼지질 않는다... 이제 곧 책모임을 하는데, 다 읽고 책의 리뷰를 써오기로 했다.

『한국 정치의 결정적 순간들』 (저자 강원택)

한줄평 : 한국 정치라는 커다란 코끼리의 뒷다리를 더듬는 시간

대통령제, 선거, 정당, 민주화라는 네 덩어리를 더듬고 한국 근현대사를 가늠하게 해준 정치 입문서. 코끼리가 어떻게 생겼는지는 각자의 위치, 시선과 감각에 따라 다르게 유추할 것으로 보인다. 다 읽고 난 후 한국 정치는 비극의 산물이라는 생각에 닿았다. 한일합병, 미군정을 시작으로 끝없는 비극적인 선택 또는 사건들이 이어졌다. 그럼에도 강물은 멈추지 않고 흐른다. 현재까지 이어진 과거들이 지금의 한국 정치 지형도를 만들었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흐르고 변화하는 것 아닐까.

정치는 본질적으로 기분 좋은 상황이나 사건을 만들 수 없다. 대화와 타협이라는 겉으로만 번지르르한 말은 결국 어떤 손해만 느끼게 한다. 완전한 이익이 되는 타협은 없으니까. 정치적 성공이라고 해도, 항상 누군가의 양보, 누군가의 패배와 좌절이 담겨있다. 그럼에도 정치를 이해하고, 그 안에서 나와 나를 둘러싼 사회의 움직임을 감각하는 일이 중요하게 느껴지는 건 뭣 때문일까. 지금 현 시국이 그 대답이 될 수 있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