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12월11일

금연 1년 3개월을 지나고 있다. 처음 끊겠다고 마음먹고서도 그랬지만, 지금도 담배를 피고 싶단 생각은 들지 않는다. 주변 흡연자들은 도대체 어떻게 이렇게 한 번에 끊을 수 있냐고 묻기도 했는데, 특별한 것은 없었다. 그냥 생각하지 않을 뿐. 그동안에 두어 번 정도는 친구들과 폈던 적도 있긴 했는데, 오랜만에 맡는 냄새나 맛이 역했다. 이전에는 어떻게 피면서 지냈을까 의문이었다. 아무래도 앞으로는 다시 피지 않을 듯하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 걸까, 습관이 생겨서 그런 걸까. 몸에 안 좋은 것에 거부반응이 제법 강하게 올라온다. 수면 습관도, 식습관도, 운동 습관도 마찬가지. 좋은 컨디션과 상태를 만들기 위한 관성이 생긴 것도 같다. 주변에도 종종 말한다. 좋은 습관을 잘 만들어가고 싶다고. 이 하루, 이 순간의 나를 잘 제어하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적절하게 누리면서 사는 것에 흥미를 느끼고 있다고. 물론 의지를 잃고 몸이 퍼지는 때도 당연히 있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나는 신념이 그다지 강한 사람은 아니라서, 삶의 태도를 엄격하게 지키지는 못한다. 모순된 내 생각과 행동도 잘 합리화한다. 다만, 습관이라고 일컫는 내 신체가 움직이는 방향성만큼은 꾸준히 챙겨가려고 노력한다.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한 습관들은 개인의 정서를 여유롭고, 건강하게 만든다. 사회도 마찬가지. 집단으로서 좋은 선택을 만들어낼 습관, 혹은 그 습관 전에 그 방향으로 향하겠다는 의지가 필요하지 않을까. 모순되는 마음들이 충돌하기도 하지만, 결국 그 의지의 방향으로 나아가는 시기가 찾아온다. 힘겹게 가다 보면, 어느새 관성이 생기고, 습관이 만들어지고, 집단에 해가 되는 것들에 역하게 반응할 수 있겠지. 안정적인 상태는 하나의 요소로 결정되지 않는다. 밥도 잘 먹고, 운동도 하고, 잠도 잘 자고, 청소도 부지런히 했을 때, 그제야 나(또는 집단)를 괴롭게 하는 것으로부터 멀어질 수도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