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미적미적 일어났다.
침대에서 나오기가 싫더라.
동거인의 도움으로 몸을 기우뚱 일으켰다.
가볍게 씻고, 설거지를 했다.
냉장고를 열어서 요거트에 믹스 견과류를 한 움큼 넣어서 냠냠.
모카포트로 커피도 내려서 한 모금.
천천히 PC를 켜서 할 일과 작업량을 보니, 한숨이 나왔다.
그냥 미루자. 귀찮다.
뭉그적뭉그적 쓰는 둥 마는 둥 하다가, 검색도 이리저리하다가, 다른 사람이 쓴 글을 쓱 읽었다.
잘 쓰네. 재밌네. 재미없네. 별로네. 재밌다. 좋네. 부럽다. 재수 없네. 잘 썼다. 열심히 했겠지. 천잰가 재밌다. 재미없네.
질투, 시기, 존경, 유희를 오가면서 살피고는 다시 나태함으로 들어갔다.
오늘은 팟캐스트 녹음하는 날.
서가수가 집에 왔다.
들어오자마자 한숨을 내쉬고는, 집에 물이 안 나온다고 불평했다.
몇 년간 그 집에 살면서 물 문제가 잦았다는 걸 알았다.
페트병 3개를 들고 와서 우리 집 물을 담는 모습이 웃겼다.
자리에 앉아서 녹음 뭐할까 말을 주고받는 둥 마는 둥 하다가 기타를 쳤다.
서가수도 오랜만에, 나도 오랜만에, 기타도 치고 노래도 하고.
오랜만에 치니까 어색하기도 했고, 얼마 전에 쳤던 것 같기도 하고, 이상했다.
주저리주저리 팟캐스트 녹음을 마치고 서가수는 집으로 돌아갔다.
책이나 읽다가 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