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10월16일

자괴감에 빠졌다.
현관문을 열고 집에 들어오니 A가 반겨줬지만, 자괴감이 든다.

오늘 저녁은 에세이 쓰기 첫 수업을 다녀왔다.
평소에도 일기를 계속 쓰려고 하고, 브런치 연재도 잘하고 싶어서, 희곡, 소설과는 별개로 관심을 두고 있었다.
그러나 항상, 관심을 가지는 대상은 어렵다.
일기 쓰기도 어려웠는데, 에세이는 말해 뭐하나.
일단 뭐라도 써 갔지만, 수업을 들으니, 누가 뭐라 하지 않아도 내 글의 문제가 선명하게 보였다.
그런데 자괴감이 드는 사실은, 선생님의 방법론을 들으면 얼추 아는 사실이라는 거다.
희곡을 쓰면서 항상 주의 깊게 신경 쓰는 사실, 이야기가 리얼하게 느껴지게 만드는 메커니즘.
물론 안다고 다 적용이 가능한 건 아니다. 그게 됐으면, 뭐든 다 기가 막히게 썼겠지...
도저히 적용이 안 된다.
에세이는 쓰는 게 왜 이리 어려운 걸까.

오늘 받았던 질문, 내가 생각한 에세이란? 
내 대답, 일기와 비교해서, 일기는 그날에 딱 달라붙은 감상이라면, 에세이는 그 하루하루의 일기를 실로 잘 꿰어 내는 의식의 작업.

뭐 어쨌든 이런 자괴감 타임도 필요하지.
오히려 적절한 때에 찾아온 것도 같다.
얼른 자고 내일 일어나서 써야겠다.
쓰자... 뭐라도 쓰자...
다음 주 수업 때 다시 자괴감에 빠져야지...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