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9월7일

어제 태안에 도착했다.

미리 여행을 시작했지만, 원래 함께 놀자고 했던 친구들 4명도 서울에서 태안으로 이동했다.
오랜만에 사람을 만나서 대화를 했다. 
5일 간 혼자 여행할 때는 입 밖으로 말을 뱉는 때가 많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았다.
편의점에서 물건 사고 말하는 '감사합니다' 정도만 있었을 뿐...
신나서 여행 중에 생각한 것들과 본 것들을 들려주는데, 말은 참 신비롭다.

말은 현장성이 지배한다.
내용과 표현방식의 조화, 말하고 있는 장소, 정해진 시간, 함께 있는 사람들의 특징 등등.
말을 하고, 듣는 사람의 태도는 인격을 확인하는 자리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나는 이런 '말'의 요소 자체를 즐기는 편이기도 하다.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듣고, 나도 대답하고, 복수의 인원이 말을 주고 받으면서 대화의 레이어를 하나하나 쌓아가는 과정, 한 편의 작고 소소한 연극이 만들어지는 시간들.

그런데 글은 아직도 잘 모르겠다.
무엇을 쓰고, 어떻게 쓰고, 얼마나 쓰고...
뭐라도 쓰고 있지만, 이게 무엇인지는 아직 판단이 잘 서지 않는다.

여행은 끝나가고 오늘 저녁에는 서울에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