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9월5일

광주에서 진땀 난 썰...

어제 저녁 에어비앤비로 잡은 숙소에 도착했다.
짐을 풀고서 늦은저녁을 먹기 위해 숙소를 나왔는데, 어라?
핸드폰을 두고 나왔네?
어? 숙소 비밀번호가 뭐였더라...
0201* 삐삐삐
2010* 삐삐삐
2001* 삐삐삐
0212* 삐삐삐
삐삐삐삐
완전히 잊어버렸다...
하...
호스트와 연락은 에어비앤비 메신저로만 했으니...
나가서 피씨방을 가거나 사람들한테 부탁을 해야 했다.
후... 현대인에게 스마트폰이 없는 세상이란...
그렇게 광주의 밤거리를 헤매기 시작했다.
길을 잘 모르겠어서 멀리는 못가겠고, 낯선 사람들은 무섭기도 하고, 피씨방은 안 보이고...
그렇게 결국 길을 지나는 한 여성 분에게 민망한 부탁을 하려고 했다.

-제가 이상한 사람은 아닌데... 광주 여행 어쩌고, 에어비앤비 어쩌고, 어플 어쩌고...
-(겁에 질려서) 죄송해요 제가 핸드폰을 잃어버렸어요... (후다닥)
-아...

그래... 이상한 사람처럼 보이겠다... 놀래켜서 죄송하네...
그냥 피씨방이나 물어봐야겠다...
배고프네... (앞에 타코야끼집) 타코야끼나 먹어야지...

타코야끼 먹으면서 사장님께 한 번 더 물어볼까 싶어서 사정을 설명했더니, 역시나 잠시 경계 하시다가, 흔쾌히 핸드폰을 빌려주셨다...
그렇게 메신저를 다시 보니, 비밀번호는.... 0701* 이었다....
왜 이게 생각이 안 나서...
타코집 사장님께 감사의 인사를 듬뿍드리고, 근처 편의점에서 간식도 사다드리고, 숙소로 복귀...
기운이 빠져서 영화 한 편 보고서 늦게 잠에 들고...

눈떠서 핸드폰을 보니 10시 30분... 미친...
체크아웃 시간은 11시였다.
정신없이 씻고, 준비하고 나왔다...

그렇게 광주의 하루가 지나가는데, 여행 계획은 완전히 변경되어서, 목포와 해남은 안녕...
다시 대전으로 돌아간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