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9월17일

추석 당일이다.
친구 두 명이 저녁에 집을 방문했다.
같이 밥을 해 먹고, 술도 한 잔 하고, 얘기도 나누고, 홀덤도 몇 게임 했다.
참 시시하지 않은 게, 좋은 사람을 만나는 순간에 있다.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은 그새 각자의 이야기를 쌓아 올렸다.
각자의 분위기를 만들고, 거기서 각자가 자랐다.
하나도 시시하지가 않다.

낮에는 『미스테리아』에 실린 정성일 평론가의 글을 읽었다.
영화 <큐어>에 대한 비평이었다.
기이한 것과 으스스한 것에 대한 생각을 잠깐 했다.
글을 쓰면서 앞으로도 계속 할 생각인 것 같았다.

꿈에 대한 생각을 했다.
나는 꿈을 자주 꾸지 않는다.
꾸겠지만 기억에 없다.
현재 나에게 기억에 남는 꿈은 손가락에 꼽는다. 
한 다섯 개 정도가 또렷하게 남아있다.
기이하고 으스스한 꿈들인데, 이 기억이 소중하다.
동거인을 비롯해서 종종 꿈을 잘 꾸는 친구들을 만나면 조금 부러울 때도 있다.
나에게 꿈은 너무도 강렬한 장면이다.
기이한 이미지, 깨고 나면 으스스한 느낌.
여기서 출발하는 글을 쓰게 될 것 같다.
기억에 남는 꿈을 언제 다시 꾸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