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가 후룩 지났다. 이브에는 멀리 남해에서 서울에 방문한 친구와 을지로에서 술을 마셨다. 지난 9월에 보고 3개월이 흘렀는데, 그새 서로의 삶에서 변한 것들이 눈에 띄었다. 사랑과 이별, 권태와 설렘을 가로지르며 술과 함께 말을 주고받았다. 다음 만남을 기다린다. 크리스마스 당일에는 팟캐스트 녹음을 흥겹게 했다. 첫 게스트가 출연했다. 세 명이 떠들려니 정신이 없긴 했는데, 이것도 몇 번 하다 보면 익숙해지겠지. 익숙해지는 게 무섭기도, 고맙기도 하다. 오늘도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저녁을 먹었다. 함께 일하고 생활했던 지난 얘기, 각자가 지닌 상처와 그 기억들이 슬며시 꺼내졌다. 만나서 마주 보고 대화하니 지난 시간이라는 게 실감이 났다. 그때는 참 서로가 힘들기도 했을 텐데, 떨어지고 나서도 힘겨운 시간을 각자가 보냈을 텐데, 그것도 모두 지나고 지금이 왔다. 지금은 조금은 달라진 것도 같다는 서로의 말에 각자가 의심을 하기도 했다. 사실 뭐가 변한 걸까 싶기도 하니까. 그래도 무언가가 흐르고 또 계속 흐르는 것 같기도 하다. 지난 삼일이 후루룩 흘러가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