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11월24일

21일부터 어제까지 삼 일간 친구가 연출하는 영화 촬영을 돕기 위해 현장을 다녀왔다. 하루 대략 15시간 정도씩 일하다 보니, 집에 오면 그냥 바로 뻗어버려서… 일기를 못 썻다. 사실 글 쓰느라 한창 바쁠 시기인데… 3일을 비우고 딴 일을 하는 게 괜찮을까 걱정도 됐다. 그렇지만 급할수록 돌아가라고 하지 않은가.

뱅~ 돌아갔는데, 역시 격언에는 힘이 있다. 돌아가길 잘했다.
글 쓰는 시간은 줄었지만. 글을 써야 하는 마음은 올바로 섰다.

아름다운 추억이 생겼다.
영화인들은 대단하다. 모든 영화는 대단하다.
미술, 연출, 제작, 촬영, 배우, 각자 맡은 역할을 20여 명의 인원이 분주하게 수행한다.
주어진 시간에 각자의 일을 하기 위해 경주마처럼 달려 나간다.
연출과 촬영 감독이 장면에 대해 논의하고 조명, 카메라 세팅을 한다.
배우는 대사 연습을 하면서 리허설을 진행하고,
중간중간 의상과 미술은 배우와 소품을 매만진다.
그리고 모든 스태프의 밥과 컨디션, 촬영 시간을 챙기는 제작과 연출.

짧은 독립 영화가 이런데, 스케일도 큰 장편을 찍는 현장은 어떨까.
기회가 되면 가보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
물론 일하는 거 말고…. 힘들어….

어떻게 한 편의 영화가 만들어지는 게 가능한 걸까.
아무리 그 현장에서 그들의 모습을 바라봐도 모르겠다.
영화는 돈으로 찍으니까, 돈이 달까. 글쎄.
영화 현장에서는 강렬한 욕망이 짧은 시간 내에 폭발하는 것 같다.
한 편의 영화를 아름답게 만들기 위한 개인들의 '어떤 것'들이 뒤섞여서 앞으로 나아간다.
삼 일이라는 짧은 기간이지만, 그 기간에도 많은 것들이 만들어질 수 있다.
좋은 연출, 촬영 감독, 스태프와 배우들을 보고 배운다.

나도 다시 제 자리로 돌아와서 글을 매만진다.
한동안 영화를 보면 이제 지난 며칠이 떠오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