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8월2일

오랜만에 눈물이 났었다. 그리고 곧바로 울음을 삼켰다. 오늘 상담을 하면 며칠 전 울음에 관한 이야기를 꺼냈다. 선생님은 잘 느껴보았냐고 물었는데, 곧바로 울음을 멈추고 싶었던 나에 대해 말했다. 언젠가부터 그랬다. 눈물이 나오면 감추고 싶고 참고 싶고 멈추고 싶었다. 감정이 올라오는 듯싶으면 억지로 머리를 더욱 굴리며 그곳에서 멀어지려고 생각했다. 뭐가 무서워서? 뭐가 두려워서? 뭐가 수치스러워서?
옥상에서 작은 공연을 봤었다. 한 명의 연극배우 그리고 그의 삶에 대한 소소한 대화이자 독백. 일상의 에피소드를 들려주는 그를 보며, 얼마나 마음을 쓰면서 살아가는지 느껴졌다. 가난, 공간, 사랑하는 사람과 식물에 관한 이야기를 꺼냈다. 타인이 죽어버렸으면 하고 생각하는 마음에 관한 이야기를 꺼냈다. 좋아하는 몸짓에 관한 이야기를 꺼냈고, 아픔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많이 웃었고, 사이사이에 울었다. 노래를 불렀고, 움직였다. 그 모든 모습을 두 시간 반 동안 바라봤다. 아름다움이 있다면 그날 밤의 옥상 풍경이었겠다.
돌아와서 진선에게 그 옥상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그 에피소드 중 몇 가지를 들려주는데, 내가 눈물이 났다. 뭐 때문에 울컥했을까. 왜. 상담 선생님은 그때 느껴야 알 수 있는 거라고 했다. 스스로 온전히 느껴야 왜 눈물이 났는지, 어떤 때에 우는 사람인지 알 수 있다고 했다. 다음에 상황이 되면 온전히 느껴보라고 조언했다. 멀어지지 않고, 도망치지 않고, 피하지 않고, 울음을 만나는 때가 언제였는지 기억이 까마득하다. 오늘 눈물은 안 났지만, 코피가 났다. 
카페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면서 쉬었다. 나무는 지하에서 지상으로 자랐고, 사람들은 나무보다 높은 곳을 걸어 다녔다. 얼마 만에 쉬는 걸까. 나는 과연 요새 쉰다고 생각하면서 시간을 보냈나. 무기력하고 나태하게 보내는 시간마저도 쉰다는 기분은 들지 않는다. 그러니까 게으르다고 스스로 채찍질을 하는 거겠지.
베개 낭독회에 다녀왔다. 희곡과 시를 낭독했다. 모두 마음을 다해서 글을 쓰고 있는 듯이 보였다. 인상적이었으니, 나도 그러길. 쉬는 것도 글을 쓰는 것도 요새는 마음을 다하지 않았다. 요즘은 그냥. 그냥. 그냥 있었다.